아! 오늘도 아침이 힘들었다. 끈질기게 달라붙는 아침잠을 떨쳐내고 밖으로 나오면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일 안 하고 살 수는 없나?’

사람들은 대부분 일을 한다. 일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기에 일을 하기 싫어하지만, 그래도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일자리를 구하려고 인생을 걸고 노력한다. 은퇴를 한 후에 또 일자리를 구하기도 하고 돈 한 푼 못 받아도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일이 뭐기에?

〈일〉은 ‘일하는 사람’ 133명의 얘기가 촘촘히 담긴 인터뷰집이다. 이들 모두에게 일이란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다. 라디오 진행자로 유명한 스터즈 터클은 133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뒤 거칠고 투박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생생한 목소리를 글로 옮겨 담았다. 책에 등장하는 직업은 농부·광부·공장 노동자·운전기사·청소부·매춘부·웨이트리스·비서·미용사·스튜어디스·배우와 모델·카피라이터·사진가·교사와 교수·변호사·간호사·경찰관·소방관·운동선수·주부 등으로 3D 업종부터 비정규직 그리고 전문직까지 아주 다양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업무 노하우를 가르쳐주고 직업의 세계를 탐구해보며 일자리를 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은 아니다. 그래서 독자에게 덜 주목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이 시대에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1970년대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끈 이유는 호기심을 끌 만한 직업이 133개나 나와서가 아니라, 133명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이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과 불만, 갈등과 차별에 대한 좌절과 분노, 미래에 대한 희망은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바로 당신이 이 책의 134번째 주인공이다.


    

기자명 기인선(이매진 편집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