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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도 필요하다

방학 중 예습은 교과서나 학과 관련 권장도서를 읽어보는 정도가 좋다. 수능을 대비하는 이과 학생은 수학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

이범 (교육 평론가) 2009년 10월 23일 금요일 제1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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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에는 세 가지 층위가 있다. 첫 번째 층위는 방학 중 다음 학기에 배울 부분을 예습하는 것이다. 예습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방학 중에 학원에서 미리 배우고, 학기 중에 학교에서 배우고, 학기 중에 학원에서 또 한번 배우고, 중간·기말고사 철에 학원에서 총복습 정리해주고…. 이런 방식의 ‘수동적 반복학습’에 길들여진다는 점이다. 하루이틀이 아니고 몇 년씩 이렇게 살다보면, 자연히 집중력이 저하된다.

‘수동적 반복학습’은 지난 회에 소개한 ‘능동적 반복학습’(복습)과 달리 학습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따라서 예습이 ‘수동적 반복학습’의 전초전으로서 구실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정 예습을 해야겠다면, 방학 중에 교과서나 관련된 권장도서를 읽어보는 정도가 좋다. 초등학생의 경우 <개념교과서>를 슬렁슬렁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특목고 준비생의 선행학습 방법은?

선행학습의 두 번째 층위는 특목고 준비를 위해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이다. 외고의 듣기평가나 과학고에서 요구하는 올림피아드 입상을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내년부터 외고·과학고 선발방식이 바뀌지만, 외고의 경우 듣기평가 난이도가 얼마나 낮아질지는 미지수이다. 과학고의 경우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다고 하지만 올림피아드 입상 실적은 입학사정관이 고려할 수밖에 없는 주요한 ‘스펙’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이를 겨냥한 선행학습이 성행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 내가 제시할 대안은 ‘좋은 학원 고르기’밖에 없다. 다만 많은 학원이 실제 외고와 과학고 입학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과잉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행학습의 세 번째 층위는 수능을 위해 6개월에서 1년, 심하면 2년 이상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과목은 수학이다. 이과로 진로를 정할 경우 수학 선행학습이 상당히 요긴하다. 무엇보다 수학은 수능에서 요구하는 정도에 도달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이과 수능 수학(수리 ‘가’형)은 문과(수리 ‘나’형)에 비해 훨씬 분량이 많다. 그리고 이과 논술은 (문과 논술과 달리) 많은 수학·과학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이른바 ‘수리논술’과 ‘과학논술’ 문제로, 고교 전 범위의 수학·과학 진도를 끝내야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한마디로 ‘논술’이 아니라 그냥 ‘긴 서술형 수학·과학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과는 논술 준비를 수학·과학 진도가 거의 끝난 고3 막판에밖에 할 수 없고, 수학·과학 진도가 지나치게 늦게 끝나면 논술 준비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이과를 지망할 가능성이 높은 중상위권 이상 중학생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수학 선행학습 방법은 중2 때 시작하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중2 수학을 시작할 때, 중3 수학을 동시에 공부하는 방식으로 ‘이중 진도’를 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꾸준히 1년분의 간격(이 간격이 좁혀질 수도 있는데 적어도 6개월분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을 유지하면서 이중 진도를 나가다 보면, 고2 중·후반 무렵 선행 진도가 먼저 끝나게 된다. 그러면 여태까지 선행 진도에 투자하던 시간을 돌려 일부는 이과 수능 수학의 후반부 어려운 부분에 할애하고, 나머지는 수리논술 및 과학논술 준비에 할애해야 한다.

수학 선행학습을 하는 방법은 가지가지이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많고 개인과외도 꽤 하지만, 심지어 독학으로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도 적잖이 봤다. 나는 평균적으로 인터넷 강의를 이용하는 방법을 적극 추천한다. 다만, 교과서의 원리 정리 부분을 차근차근 읽고 노트정리를 병행할 것을 권한다. 어차피 선행학습은 꼼꼼히 공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부하다보면 뭔가 미진한 느낌이 든다. 이때 ‘핵심적인 원리만이라도 건지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면 문과생의 수학 선행학습은? 자신의 능력과 여건에 따라 알아서 하라. 누누이 강조하지만,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나는 대입 전문가로서 최소한의 지침이나 제안만을 던진다. 구체적인 방식은 스스로 자신에 맞는 방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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