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 도법·김용택 지음, 메디치 펴냄 섬진강 시인 김용택과 생명평화의 탁발승 도법이 만났다. 시인과 스님이 걸어온 삶의 궤적은 달랐지만 지향점은 항상 같았다.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바로 그것이다. 책은 김용택 시인의 홀수마당 이야기와 도법 스님의 짝수마당 이야기, 시인과 스님이 ‘대안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대담한 내용의 에필로그로 구성돼 있다. 둘은 환경·생명·평화의 위기에 직면한 한국 사회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성과주의와 간판에 집착하는 한국의 교육이 근본적으로 개혁되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진단하고,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의 복원과 부활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자연과 인간이 생태적 순환의 삶으로 연결된 마을, 인간의 정으로 뭉쳐 인간다움이 살아 있는 마을이야말로 새로운 삶의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문제에 대한 논의 외에도, 책은 김용택 시인의 문학적 자서전이나 도법 스님의 사상적 자서전 노릇을 톡톡히 한다. 유년 시절과 문학 세계, 구도의 삶의 경험을 구술한 내용을 정용선씨가 읽기 쉽게 받아적었다.

          

 

생태경제학 시리즈 1·2권 우석훈 지음, 개마고원 펴냄  생태계라는 큰 범주 안에서 경제 문제를 들여다보는 학문인 ‘생태경제학’의 시각으로 현재 한국의 근본 문제를 고민했다. 모두 4권으로 구성된 시리즈 중 1권 〈생태요괴전〉과 2권 〈생태 페다고지〉가 먼저 나왔다. 1권 〈생태요괴전〉은 흡혈귀와 좀비, 프랑켄슈타인 등 다양한 괴물을 등장시켜 청소년에게 생태경제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저자는 대공황 직후 공포의 대상으로 지위를 굳힌 흡혈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다국적기업 사장’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마치 흡혈귀가 끊임없이 피를 먹어야 사는 것처럼 기업 역시 끊임없이 이윤을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생태적 전환’이라는 말은 ‘흡혈귀와 평화롭게 살아가기’라는 말처럼 난해하다. 1권이 청소년을 위한 것이라면 2권 〈생태 페다고지〉는 학부모와 교육자를 위한 생태 교육 지침서이다. 저자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단계적으로 습득할 생태 덕목으로 각각 ‘생태적 감수성’ ‘생태적 지혜’ ‘생태적 용기’를 제시한다. 초등학생 때는 생태계가 우리 삶과 관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감수성을 키우고, 중학생이라면 무엇이 생태계에 도움이 되고 안 되는지를 분별할 지혜를 갖추고, 고등학생은 자신이 직접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용기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흑인 페미니즘 사상 패트리샤 힐 콜린스 지음, 박미선 옮김, 여이연 펴냄

흑인 여성의 힘을 길러주는 집단적 지식이 존재해왔음을 기록·증명하고,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윤곽과 특징을 정리했다. 미국 흑인 여성의 경험과 텍스트를 중심으로 논의한 책이지만, 다인종·다문화 사회에서 필요한 교훈을 풍부하게 담았다. 저자는 메릴랜드 대학 사회학과 석좌교수이다.

          

 

날아라 펭귄 임순례·조은미 지음, 책보세 펴냄 임순례 감독의 영화 〈날아라 펭귄〉을 작가 조은미씨가 소설로 각색했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압박·채식주의자·기러기 아빠·노부부의 갈등’이라는 평범한 아이템으로 생활 속 인권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던진다. 영화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담배가게 성자 라메쉬 발세카 지음, 이명규·송영훈 옮김, 책세상 펴냄 20세기 인도가 낳은 성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니사르가나타 마하라지의 가르침을 엮은 책이다. 마하라지는 1897년 인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담배가게 2층의 다락방에서 가르침을 베풀었다. 1982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오랫동안 전 세계 구도자들의 교과서가 되었다.

          

 

공무도하 김훈 지음, 문학동네 펴냄 작가가 5개월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연재한 소설을 묶었다. ‘해망’이라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의 갖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이 소설을 처음 연재할 당시 김훈은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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