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고병헌 외 6명 지음, 이매진 펴냄 입시 위주의 교육을 고민하고 걱정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1995년 그들은 그 교육 수준을 넘어설 방법을 찾을 ‘대안교육’이라는 주제로 첫 모임을 갖는다. 그로부터 어느덧 14년. 그동안 다양한 대안학교가 출현했고, 여러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 실험되었다. 사회적으로도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꽤 넓어졌다. 대안교육을 이끌어가는 주체도 다변화해 이제는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대안학교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그 양적 팽창만큼 대안교육은 진정 잘되어가는 것일까. 대안학교들은 자신들의 교육에 대한 간절한 꿈을 적절히 구현하는 것일까. 이 책의 문제의식은 여기에 있다. 아쉽게도 대안교육의 존재방식에 대한 새삼스러운 문제 제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기존 학교 교육이 지닌 획일주의와 권위주의, 그리고 무차별한 경쟁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원칙과 체계가 분명치 않고, 지적인 역동성도 없는 대안학교들이 종종 나타난다.  저자 일곱 명은 ‘대안교육을 위한 아홉 가지 성찰’이라는 부제처럼 자유와 공동체, 사회·정치적 해방, 종교와 영성, 미와 예술, 손과 노작활동 같은 9가지 교육사상적 모티브를 성찰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대안학교에서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시민을 길러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색한다.   

 

전염병과 역사 셸던 와츠 지음, 태경섭·한창호 옮김, 모티브북 펴냄 신종플루의 위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 해도 신종플루에 대한 한국인의 공포감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다행스러운 점은 신종플루로 인한 보이지 않는 물질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서양의 전염병 역사를 돌이켜보면,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행한 뒤에는 늘 희생양이 따랐다. 20세기 초 유럽에서 페스트가 유행하자 라인 강을 중심으로 유대인 학살이 자행되었다. 그 과정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이탈리아의 한 목사가 페스트를 ‘하나님이 내린 천벌’로 규정하자, 신도들이 이교도(비기독교)를 뿌리 뽑아야 그 병이 사라진다며 유대인을 공격한 것이다. 저자는 지난 6세기 동안 지구에서 유행한 전염병 6가지(페스트·나병·천연두·매독·콜레라·말라리아)의 역사를 돌아보며, 그것들이 국가와 기업 그리고 인종 차별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인간의 이성으로는 절대 벌일 수 없는 유대인 학살 같은 사건이 왜 일어나는지 추적한다. 전염병이 휩쓸고 간 뒤 사람들의 심성과 생활이 어떻게 바뀌는지 등도 저자의 관심 사항이다. 그의 결론은 간단하다. 서구 의학은 제국의 도구였으며, 그것이 전염병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성공과 좌절

노무현 지음, 학고재 펴냄 부제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이 말해주듯 생전에 밝히지 못한 그의 과거가 담겨 있다. 1부 ‘미완의 회고’와 ‘봉하 단상’에서는 자신의 정책적 시행착오와 좌절, 성공을 평가한다. 2부 ‘시대는 한 번도 나를 비켜가지 않았다’와 ‘참여정부 5년을 말하다’에서는 고단했던 자신의 삶과 참여정부를 돌아본다.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김재명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팔레스타인은 365일 언제나 용광로 같다. ‘테러’와 보복의 현장, 이것이 가자 지구의 일상이다. 저자는 2000년부터 6년여 동안 그곳을 취재하며 공습에 지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떻게 고난을 극복하는지 관찰했다. 폐허 위에 흐르는 눈물과 통곡의 사연을 토대로 팔레스타인의 어제와 오늘을 말한다.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 숀탠 글·그림, 이지원 옮김, 사계절 펴냄 숀탠은 그림 작가이다. 그의 시선은 늘 나이 들면서 잊어버리는 것, 절망 끝에 찾아오는 희망, 외로운 사람들의 고단함 등에 닿았다. 이번에는 변두리 지역의 일상을 회고하는 듯한,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이야기 15편을 그림과 글로 엮었다. 다양한 삶의 내밀한 부분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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