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에 빳빳한 100만원짜리 신권이 가득 있다.” 신정아씨가 〈중앙일보〉와의 전화에서 했다는 말이다. 검찰이 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신씨는 곧 바로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신씨의 거짓말을 정신병으로 연결 짓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신씨의 독특한 어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씨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이 많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했더니 기자가 말 뜻을 이해 못하고 그대로 내보낸 것이다. 아직도 내가 월급 2백40만원을 받는 신용불량자라고 쓰는 바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2005년 9월 예일 대학에서 날아온, 학위 취득을 확인하는 팩스. 조작된 것으로 논란이 마무리되었다.
신씨는 “씩씩하게 앞으로 나가다 벼락 맞고 죽었다. 그래도 죽은 후 오래오래 멋진 년이 되려고 이렇게 발버둥친다”라고 말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신씨가 비유를 적절히 사용하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신씨가 강사로 인기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씨는 자신이 말 잘하는 어머니와 닮았다고 했다. “얼마 전 통화를 했더니 어머니가 ‘너를 안 낳으려다 낳았는데 이제 보니 외압 때문에 낳은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신씨의 말은 극도로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전달한다. “오늘 뭐 했어요”라고 물으면 신씨는 “맨해튼을 돌아다니면서 어느 건물에서 뛰어내리면 좋을지 고민했어요”라고 대답했다. 자기를 믿는 1%를 위해 죽을 수 없다고 하고, 검찰에 들어가 ‘확’ 불어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신씨의 비유와 비약이 곁들여진 표현은 신씨의 자기방어적인 거짓말과 뒤섞여 진위 판단을 어렵게 한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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