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친해지기가 다소 까다로운 동물이다. 특히 사람으로부터 핍박을 많이 받은 길고양이일수록 경계심이 많다. 귀엽다고 무턱대고 길 가는 길고양이를 잡아 쓰다듬거나 밥을 먹이려 한다면 그것보다 무지막지한 일이 없다. 길고양이와 친해지는 데에도 지켜야 할 선과 법도가 있다.
고양이 습성 이해하기
고양이의 습성을 제대로 모르고 접근하면 사람이나 고양이나 상처받기 십상이다. 일단 길고양이를 처음 만났을 때 눈을 정면으로 마주쳐서는 안 된다. 그들은 그것을 공격하려는 의사로 이해한다. 눈을 깜빡이거나 무심한 듯 고개를 돌리면 길고양이들이 안심한다. 개의 몸짓과 의미가 정반대인 경우도 많으니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는 화가 나면 으르렁거리고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지만, 고양이는 기분이 좋으면 그르렁거리고 화가 날 때 꼬리를 흔든다. 고양이가 기분이 느긋할 때는 두 앞발을 몸 아래로 접어넣고 꼬리로 몸을 감싼 ‘식빵 굽는 자세’를 취한다. 가끔 길고양이가 죽은 쥐나 곤충을 집 앞에 두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상대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저주가 아니니 고맙게 받으면 된다.
함부로 만지지 마라
안면을 익혀서 길고양이가 더 이상 달아나는 일이 없다고 해도 함부로 손을 내밀어 만지는 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새끼 고양이를 만지면 사람 냄새 때문에 어미 고양이가 자신의 새끼를 못 알아보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집에 데려가 키울 것이 아니면 만지면 안 된다. 또 사람 손을 많이 탄 길고양이가 아무한테나 경계를 풀 경우, 위험한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길고양이 애호가들은 “웬만하면 지켜만 보면서 친해져라”하고 조언한다.
한번 밥을 주면 끝까지 책임져라
같은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먹이를 제공해주는 게 중요하다. 한번 먹이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사료를 먹던 길고양이는 쓰레기봉투 속 음식물을 더 이상 뒤지지 않기 때문에 몇 번 주다가 말면 길고양이가 굶을 수도 있다. 먹이를 둘 때는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정인의 집 앞을 피해야 한다. 고양이는 배부르면 절대 더 먹지 않기 때문에 먹이 양도 적당히 조절해야 주변 자리가 깨끗하다. 또 길고양이에게 개 사료를 주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개 사료에는 고양이가 필수로 섭취해야 하는 타우린 성분이 없기 때문이다. 타우린은 고양이 눈의 망막 기능에 관여해, 지속적으로 결핍될 경우 고양이가 실명할 수도 있다.
길고양이가 진짜 싫다면
아무리 봐도 길고양이가 무섭고 싫다면 오렌지 껍질이나 즙을 길고양이가 서식하는 곳에 둔다. 고양이가 싫어하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고양이를 멀리할 수 있다.
참고할 만한 책·사이트
▶〈고양이 문화사〉 데틀레프 블룸, 들녘 ▶〈고양이 카페〉 레슬리 오마라, 보누스 ▶〈고양이에 대하여〉 스티븐 부디안스키, 사이언스북스
▶한국고양이보호협회:http://cafe.daum.net/ttvarm ▶고양이라서 다행이야:http://cafe.naver.com/ilove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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