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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충분히 가능하다”

세 가지가 궁금했다. 반전의 계기를 좀체 잡지 못하는 진보신당,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울산 북구, 그리고 ‘X파일 재판’에서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정치인 노회찬. 하나같이 ‘위기의 계절

울산·천관율 기자 yul@sisain.co.kr 2009년 03월 24일 화요일 제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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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3월29일 직함에서 ‘공동’ 두 글자를 뗀다. 당 대표 선거에 홀로 출마하면서 단독대표 취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2년 임기 동안 당의 명운을 좌우할 두 차례 재·보선과 한 번의 지자체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자리다. 전국 순회 유세를 돌고 있는 노회찬 대표를 3월17일 울산에서 만났다.

당의 목표를 단기·장기로 나눠서 제시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 우리 당의 인지도가 매우 낮다. 30% 수준이다. 정치적 지위를 올리려면 4월·10월 재·보선, 그리고 내년 6월 지자체 선거에 주력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지난 10년에 대한 반성을 기반으로 진보를 우리 정치의 한 축으로 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럽형을 지향해야 할 판에, 미국형은 그만두고라도 멕시코형으로 가고 있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당의 조직력이 여전히 취약하다. 민주노동당 조직력의 기반이던 민주노총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하나?
민노총과는 동반자 관계,  잘못했을 때 조언해줄 수도 있는 그런 친구 관계다. 하지만 민노총을 ‘통한’ 조직화야말로 과거 진보정당 운동에서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민노총 조직원은 당비 내고 후원금 내고 다 하는데 당이 해주는 건 없고, 당도 삶과 직결된 노동 문제를 노총 몫으로 미뤄버렸다. 이런 형식적 역할 분담 때문에 노동 정치가 오히려 껍데기만 남은 거다.

당의 현재 핵심 지지층이 고학력·고소득층이다. 진보 정당의 지향과 맞지 않는 것 아닌가?

현재의 핵심 지지층과 앞으로 당이 포섭해야 할 핵심 지지층은 다르다. 어느 사회든 진보 정당 건설 초기에는 문제의식이 있는 계층, 30·40대 화이트칼라부터 시작하는 거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면 곤란하다.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또, 한국 사회에는 여성이 인정하는 ‘여성을 위한 당’이 없다. 진보신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지금 언급한 저소득층, 비정규직, 영세사업자, 그리고 여성을 모아놓으니 전형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이다. 진보 정당의 핵심 지지층이어야 할 이들은 왜 가장 보수적인 당을 지지하나?

한계 상황에 서 있는 이런 분들은 교육제도나 의료제도 개선이 아니라 당장 돈이 필요한 이들이고, 이들 손에 당장 몇 푼이라도 쥐여주는 것은 집권당이다. 기성 정치에 의존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분들 잘못은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해야 한다.

현 정부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지난해 11월 유가환급금을 받을 때는 하루쯤 정부가 예뻐 보였다고 하더라. 유가환급금은 받았나?
못 받았다. 많이 벌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근로소득이 아예 없다(웃음).

손에 당장 24만원을 쥐여주는 정부·여당과 진보 정당이 어떻게 경쟁하나.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다. 서민이 인정하지 않는 서민 정당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민노당 시절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서민을 위해 한 게 뭐냐”는 말이었다. 워낙 이념이 뚜렷해 서민을 위한다기보다는 자기들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인상을 줬다. “민생이 도탄에 빠졌는데 국보법 투쟁에만 올인한다” 이런 식의 느낌을 준 거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진보신당 대표 브랜드를 만들겠다. 경실련 하면 금융실명제, 참여연대 하면 재벌개혁이 떠오르는데 진보신당은 없다. 이를테면 “청년실업 문제만큼은 저 사람들이 맞다”, 이런 인상을 한 분야에서라도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민노당 시절이던 2004년에 내놓은 2012년 집권 선언이 신선했다. 

의미는 다르지만, 지금도 2012년을 주목하고 있다. 재·보선과 지자체 선거를 잘 치르고 진보적 정책대안을 제시해 ‘야당 공백 사태’를 메우면 19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 정도는 이변도 아니다. 민노당 때 제대로 했으면 지난해 선거에서 가능했던 수준이다. 진보 정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세상이 달라진다. 국회 모든 상임위에 들어갈 수 있으니, 우리가 집권하면 어떤 세상이 되는지 예고편을 틀 수 있다. 진보의 세 확장에 가속도도 붙는다. 우리와 함께할 만한 분들이지만 전망이 보이지 않아 다른 당이나 정치권 밖에 있는 분이 많다. 그런 세력이 급속히 결집할 수 있다.

그 모든 것의 출발점이 울산 북구 재선거다. 국회의원 한 석을 무시하기 쉽지만, 사실 한 석이 갖는 위상과 정보력은 굉장하다.

맞다. 그래서 민노당과의 단일화는 필수다. 단일화의 목적은 본선 승리인데, 따라서 단일화 과정 자체도 유권자의 평가 대상이다. ‘그들만의 리그’로는 안 되고, 유권자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울산 북구 선거에서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동구 사람은 투표권을 행사하고 북구 사람은 노조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한다면 이상하지 않겠나. 민노당이 주장하는 현장 경선제의 문제가 그것이다.

민노당에서는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한 반감이 크다. 분당 당시 그가 내놓은 ‘종북주의’라는 비판에 동의하나? 혹은 민노당의 사과 요구에 공감하나?
글쎄, 큰일을 앞두고 감정을 앞세우면 안 된다. 이 문제는 소모적인 논쟁이 될 수 있다. 다른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달변가인 노 대표는 인터뷰 중 유일하게 이 대목에서 한동안 머뭇거렸고 질문의 핵심을 비켜갔다).

민주당까지 확장하는 선거공조 논의는 어떻게 되나? 심상정 대표가 10월 은평 출마를 시사하면서 필요성이 더 커지는 분위기인데?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되면, 민주당에게 울산 북구에 후보를 내지 말라고 정중하게 요구할 생각이다. 그 편이 서로 이득이라는 점에서, 울산 북구는 특수한 상황이다. 다른 지역까지 포괄하는 선거공조 논의와는 내용이 다르다. 우리 정치 현실이라는 게, 10월 재선거는 10월에 가서 고민하는 게 맞다.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선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량이 나왔다. 내년 지자체 선거 때까지 재판이 계속될 텐데, 선거투쟁도 염두에 두나? 유권자에게 사법부 판단의 정당성을 묻는 방식의….
그런 조언을 많이 받는다. 부당한 재판을 받는 상황이 선거에서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엮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고, 거대 자본과 잘못된 사법부에 맞서 싸우는 서울시장 후보로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 어쨌든 광역단체장은 후보 조기 가시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많은 지역에서 후보가 출마할 수 있도록 선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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