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그들에게 내가 해줄 말이 뭐가 있겠나 싶다. 아니 감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각자 처지나 상황은 달라도 그들은 자기 자리에서 있는 힘껏 살아가고 있다. 살아갈 문제를 걱정하며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자녀를 ‘아빠 없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 있어 당당하고 든든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힘듦과 어려움을 긍정의 맘으로 눌러가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이혼은 싱글맘에겐 아픈 기억이다. 그것은 마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싱글맘은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문제 있고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린다. 학교에 간 아이들이 결손가정 아이라는 부당한 선입견으로부터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눈물로 아이를 부둥켜안아야 한다.
세상 사람이 들이대는 잣대와 편견에서 벗어나기
싱글맘이 된 뒤, 딸 은혜와 둘이 살면서 난 그런 속상함을 뒤집어 생각하기로 했다. 우린 가족의 틀에서 버림받았으므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연휴가 다가오면 우린 여행을 계획했다.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니 의무적인 가족 챙기기에 협력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은혜와 나는 세상 사람들이 들이대는 잣대와 편견에서 벗어나 우리가 좋아하는 것, 행복할 수 있는 것 위주로 계획하고 살며 즐겼다.
5년 전 다시 결혼을 선택한 나는 현재 싱글맘일 때와 다른 색깔의 삶의 무게를 지탱하며 살고 있다. 아침이면 새벽까지 일한 나를 대신해 늘 남편이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어쩌다 새벽에 나간 남편을 대신해 부엌에 나가보면 밥솥에 새로 지은 밥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고 있다. 나에겐 드디어 한 가정의 고민거리를 분담할 사람이 생긴 것이다.
이쯤 이야기하면 부럽다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는 분은 아시리라. 이것들이 투쟁 없이 얻어질 수 없는 일임을. 사실 ‘집안일 하는 남편’은 둘째가 생긴 이래 가사와 아이 돌보는 문제로 벌인 무수한 싸움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뿐인가. 다시 결혼했다고 정신적 방황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가족이 있어 든든한 마음을 누리는 날보다 가족으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마음을 추스리는 날이 더 많다. 싱글맘의 고된 삶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힘듦의 무게가 달라지지 않음을 느낄 땐 헛장사했다는 생각이 간간이 들기도 한다. 이런 고민을 토로하면 선배들은 ‘직접 데어봐야 물이 뜨거운지 아느냐’며 나를 놀린다.
어쨌거나 나는 여전히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열심히 산다. 그것이 나를 위한 최선임을 안다. 싱글맘이거나 싱글맘이었거나 하는 건 내가 행복하기 위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님을, 지나온 시간을 통해 나는 알고 있다. 많은 싱글맘에게 말해주고 싶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당신 자신을 믿으세요. 당신은 이전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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