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해직’ ‘언론 자유 수호’ ‘방송 장악 저지’.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듣던 단어가 이명박 정권 들어 다시 일상적으로 들립니다. 세상이 완전히 거꾸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국민이 피눈물로 지켜온 언론자유와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는 요즘 YTN 노조의 투쟁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쾌거였습니다. 여러분의 투쟁 현장은 이 정권의 방송 장악 기도를 막아내는 가장 주요한 저지선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놀랄 만큼 훌륭히 싸우고 있고 언론자유 수호 투쟁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34년 전 유신 독재정권의 언론 탄압에 맞서 싸우다가 강제 해직된 저와 우리 동아투위 동료들은 YTN 여러분의 투쟁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언론사는 여러분의 투쟁을 ‘제2의 동아투위 사건’으로 기록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투쟁은 우리 동아투위와는 결말이 달라야겠지요. 저는 이번 투쟁이 분명 해피엔딩으로 끝나리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의 투쟁에는 정당성과 대의명분이 있습니다. 정당성과 대의명분이 확실한 싸움은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의 투쟁을 낙관합니다. 최악의 경우라도 기껏 4년 정도 고생하면 끝나리라 봅니다.
제가 오히려 걱정스러운 것은, 여러분의 처자식이 겪을 정신적 충격과 생활고입니다. 해직 당시 저는 결혼한 지 3년 된 가장이었습니다. 큰아이가 갓 돌을 넘긴 시점이었지요. 시골에서 교편을 잡다 시집온 아내는 정신적 충격이 무척 컸을 것입니다. 동아일보 기자라면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겠거니, 기대하다가 하루아침에 실업자의 아내가 된 셈이니까요. 그러나 아내는 이를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하는 게 이 부분입니다. 지금이야 서로 속에 있는 이야기 다 하고 불평도 토로하는 사이가 됐지만 신혼 초 아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저 속으로 끙끙 앓을 뿐이었지요.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따뜻하게 아내를 위로했더라면 하고 지금도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미안해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으니까요.
가까운 사람을 확고한 우군으로 끌어들여라
명절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는 고향에 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대신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도열 투쟁을 벌이고 동아투위 소식지를 나눠주는 일을 하며 명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때 친척 집도 방문하고 함께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며 열심히 어울릴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다면, 그리고 우리를 박해한 정권의 행위가 부당하다면 먼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렸어야지요. 그래서 내 편으로 끌어들였어야지요. 가까운 사람을 확고한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긴 싸움에서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런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런 때는 이렇게 처신하라고 생활 속 소소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선배도 없었습니다. 해직하고 살아갈 때는 이런 게 정말 큰 도움이 되는데 말이지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YTN 노조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후배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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