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정동영(왼쪽) 캠프의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오른쪽)은 역전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번 대선은 어떤 게임이라고 보는가?
‘가족 행복시대’ ‘국민 성공시대’를 열어갈 후보(정동영)와 ‘성공 지상주의’ ‘경쟁 만능주의’가 판을 치게 할 후보(이명박)의 대결이다.

최종적으로 51대 49 게임이 되리라고 보는가?
우리가 이긴다면, 51 대 49 게임이다. 기적은 다가오고 있다.

어디서 추가 점수를 얻을 것인가?
‘가치 전선’이다. ‘가치 있는 발전’으로 경제전선에서 역전하고 평화전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면 이길 수 있다. 노후·주택·교육 일자리, 4대 불안으로부터 가족을 자유롭게 하는 공약을 곧 발표할 것이다.

승리를 확신하는가?
승리 가능성이 50%는 넘는다고 본다.

확신하는 근거는?
지나간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정경유착을 타파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한 ‘발판의 10년’이었다. 이 후보가 집권하면 10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특권의 결합이 외환위기를 맞은 원인이었다. 부패와 특권 네트워크가 다시 활개를 칠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승리에 대한 확신이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지지자들의 비장감을 열정으로 끌어가야 할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의원 패배주의가 큰 문제다. 그래서 DJ도 질타하지 않았나.

어쨌든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 같은데.
이명박의 적은 이명박 자신이다. ‘정책의 특권성’ ‘도덕의 저열성’ ‘언어의 경박성’으로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과거의 경험이 많지 않은가?
이명박 후보는 현대건설 부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이 후보가 이라크 공사 대금 15억 달러를 회수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니까. 서울시장 재임시절엔 성장률이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였다. 뉴타운 사업으로 서울시 땅값도 폭등시켰다.

정 후보는 국민을 설득할만한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철학을 지니고 있다. 이런 ‘무형의 가치’에 비해 이 후보는 실패한 ‘유형의 기록’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난주에 정동영 후보가 당선될 수밖에 없는 이유 다섯 가지를 꼽아보라고 했는데 네 가지밖에 꼽지 못했다. 남은 한 가지를 답할 수 있나?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 ‘좋은 적’을 만났다.

‘좋은 적’을 만났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나 이회창 전 총재와 ‘화학적 재결합’을 못하고 있다. 이런 인생의 비포용성, 정책과 철학의 비포용성이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한다.

지난주에 정동영 후보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지지율이 여전히 20% 이내인 것에 대해 ‘(후보 되고) 열흘만 기다려달라. 차근차근 올라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열흘이 되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여론조사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대답하지만 우리 쪽 지지자는 아직까지 관망세다. 계기가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반응해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지지율 20% 돌파 전략은 무엇인가?
상대의 심장을 겨눌 수밖에 없다, 허점이나 약점을.

BBK 주가조작 사건 등을 말하는가?
5대 의혹 사건(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 천호동 뉴타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AIG 건물 비리)에 대해 국민들이 명확하게 비리로 인식할 수 있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상대 심장을 겨눌 최고의 공격수를 꼽는다면?
서혜석·김현미·박영선 의원이다. 송영길·강기정 의원도 분투하고 있고.

그 중 최고를 꼽는다면?
‘혼자 풀어먹기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동영 후보도 약점이 있지 않나?
나올 게 별로 없을 것이다.

정두언 의원이 ‘범여권이 단일화되었을 때 정동영 후보가 되는 게 더 쉽다’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정 후보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닌가?
그들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이 아니라 폭탄주에 너무 일찍 취했다.

경선 승리 이후 조선일보의 배려가 남다르다. 정 후보가 1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 쪽에서는 ‘조선일보가 본선 경쟁력이 약한 정동영 후보를 범여권 후보로 밀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조선일보의 의도는 모르겠다. 글은 쓰는 자의 것이 아니라 읽는 자의 것이다. 원래 강력한 일대일 구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인 세력 규합 상황은 어떤가? 전진코리아, 미래창조포럼 등 이른바 ‘외곽 2중대’ 단체들도 끌어들였나?
정동영의 포용력이 강력한 동심원을 이루며 외연 확대를 하고 있다. 대부분 동참했다.

노무현 대통령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며 정 후보는 범여권 통합을 일단락 지었다. 그러나 지지율은 안 오르고 있다.
아직 계기가 오지 않았다. 50여 일 동안 두세 번 판이 흔들릴 것이다. ‘악재 관리’ ‘내부 관리’ ‘세력 연대’ ‘정책 대결’ 등 계기가 될 만한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 표명으로 ‘노무현 딜레마’에 빠지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무능 정권 심판’이라는 구도에 갇히지 않나?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안고 가는 것은 정동영 후보의 숙명이다.

호남의 지지세는 결집되는 것 같다. 호남표 말고 어디서 더 표를 가져올 수 있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PK(부산·경남) 지역과 충청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아직 수도권 지지율은 낮은데 PK 상륙작전과 충청 상륙작전을 마치고 ‘수도권 대회전’에서 이기면 된다.

PK 상륙작전과 충청 상륙작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세력 연대를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PK)이나 이해찬 전 총리(충청) 등 상징적 인물을 규합해서 계기가 마련되었다. 손학규 전 지사도 영남 거부 정서를 완화하고 수도권의 중도층을 흡수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수도권 대회전’은 어떻게 치를 것인가?
‘가치 전쟁’을 통해서다. 일단 진보적 행보로 ‘왼쪽 전선’은 정리했다고 본다. 대표 공약을 통해서 ‘가치 전쟁’에서 우위를 보이면 중원 공략이 가능하리라 본다.

의외로 20대 젊은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못 얻고 있다.
20대는 ‘이념 전선’이 무너지고 ‘이미지 전선’이 만들어져서 공략하기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이미지는 허상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이미지가 허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지지를 이끌어내겠다.

‘개성 동영’이 그다지 득표에 효과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산업화 시대 돌파구가 마산이나 창원의 공단이었다면 3만 달러 시대 돌파구는 남북 협력이고 그 상징적 공간이 바로 개성공단이다. 종전 선언까지 가파르게 진행되면 ‘개성 동영’의 추진력이 인정받을 것이다.

탈당 과정, 그리고 경선 과정에서의 ‘조직 선거’ ‘동원 선거’로 개혁 정치인, 정동영 이미지는 거의 사라진 것 같다.
선관위와 경찰에 의해 ‘불법 조직 선거는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동영 후보에게는 계속 ‘콘텐츠가 없다’는 비난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이 꼬리표를 어떻게 뗄 것인가?
5년 전 정동영과 지금의 정동영은 다르다. 그때는 준비가 부족했다. 지금은 나름으로 준비되어 있는 후보다. 많은 지식인이 그를 새롭게 평가하고 지지를 표명한다.

범여권 단일화가 변수가 될 텐데,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보나?
우리는 단일화라는 말을 안 쓴다. ‘세력 연대’라고 한다. 국민이 원하면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단일화로 논의가 집중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지 않나?
‘친노 단일화’가 실패한 이유는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를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가 차올라서 배가 띄워져야 한다.

강금실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와 비교하면 어떤가?
지방선거여서 현 정부를 심판하는 ‘회고적 투표’가 이뤄졌다. 그러나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선에 임하는 유권자의 태도는 다르다. 유권자는 미래의 문제에 주목할 것이다.

당시 강금실 후보와 지금 정동영 후보의 차이는?
지금 정동영 후보는 명실상부한 ‘대표 선수’다. 세력과 기반이 있다. 정치를 12년 하면서 정치력도 갖췄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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