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오 전도사(54). 한국인들에게 집중 피해를 당한 초창기 중국 조선족과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그는 전설적 이름이다. 김씨는 1990년대 초 여러 해 동안 중국 옌볜에서 한국인으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한 조선족 동포 1만여 가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실태조사를 벌이고 구세주 노릇을 했다. 또 인간 이하의 비참한 삶을 강요당했던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외국인노동자 피난처’를 개설했다. 피난처를 통해 드러난 1990년대 조선족과 이주노동자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는 여론 지형을 바꿔 재외동포법 제정의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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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재오 전도사가 최근 ‘IT 기술혁명 전도사’로 변신했다. 3년 전 그는 제주도에 본사를 둔 IT 기업 ‘PAX S&T’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김씨는 한국통신과 온세통신에서 20여 년간 IT 분야 기술 연구에 몰두해온 형 김재두씨와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지구촌 IT 산업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겠다는 야심찬 도전으로 관련 기술 개발을 마치고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이어 국제지적재산권기구(PCT)에 등재를 마치고, 현재 미국·중국·일본 등지에서 개별 특허를 냈다. 해당 기술의 명칭은 GAW(Grand Access/Address Web). 김씨는 “지구상의 모든 IP 주소 인터페이스를 통합해주는 통신체계 기술로서 이것을 운용하는 국가나 기업은 글로벌 차원에서 최신 상태의 생산·소비 데이터를 장악할 수 있다”라고 GAW 특허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GAW 기술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미 지구촌 인터넷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WWW(World Wide Web) 방식’보다 진화된 전송 기술로 “지금의 인터넷 검색 방법을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WWW 방식에서 IP 주소 인터페이스들 간에 존재하는 장벽이 GAW를 통해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GAW는 인터넷의 지구상 모든 주소(연결) 접점을 거미줄처럼 찾아내 당신 앞으로 가져다주는 기술 체계다.”
김재오씨와 김재두씨는 이 기술을 들고 정보통신부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정통부에서 기술진이 나와 GAW 특허 기술을 검증한 뒤 ‘이 기술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실현하는 데 법적인 장애도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은 거기까지였다.” 민간에서 먼저 실제 구현해 상용화하면 세계 표준이 되도록 정부에서 적극 돕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김씨는 다시 국내 IT 분야 원로인 전길남 박사를 찾아가 기술 자문을 요청했다. 전 박사는 GAW 기술을 검토한 후 “유망한 기술이다. 서둘러 프로토타입(데모 버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전 박사의 조언에 따라 두 사람은 현재 GAW의 실제 구현을 위한 프로토타입 구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GAW 기술로 지구상의 모든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직거래하는 시대, 지구촌 1인 기업 시대를 앞당기겠다”라는 김씨의 야심찬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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