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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9년 06월 28일 금요일 제6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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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럴리스트
알렉산더 해밀턴 외 지음, 박찬표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공화국에서는 사회의 한 부분을 다른 부분의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18세기 후반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미국인들은 ‘어떤 국가권력을 만들 것인가’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싸웠다. 한쪽에서는 주(州)의 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국가’를 주장했다. 다른 쪽에서는 강력하고 능률적인 중앙정부(연방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와중인 1787년, ‘주로부터 중앙정부로의 권력 이전’을 명시한 신헌법이 제안되자 그 비준 여부를 두고 국가적 차원의 논쟁이 벌어진다. 이 책은 당시의 ‘연방주의자(페더럴리스트)’들이 신헌법 지지의 논리를 피력한 신문 기고문 85편을 엮은 것이다. 논쟁의 대상은 단지 ‘주(州)냐, 중앙정부냐’가 아니라 자유, 공화정, 법치주의, 대의제, 삼권분립 등 민주 공화정의 핵심 요소들이었다.



딸에게 들려주는 한국사 인물전 1, 2
김형민 지음, 푸른역사 펴냄

“조선 남성 심사는 이상합니다. 자기는 정조 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게 정조를 요구하고···.”

김형민 PD가 연재하는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는 <시사IN>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지면 가운데 하나다. 저자는 2015년 1월부터 매주 특유의 입담으로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2017년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가 출판된 데 이어, 이후 연재분을 묶은 ‘한국사-인물전’이 책으로 나왔다. 목차를 보면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갈되지 않고 이야기를 뽑아낸 비결을 알 수 있다. ‘1부 우리가 된 이방인’ ‘4부 한국사의 미스터 법맨들’ ‘5부 판문점의 한국인’ ‘9부 한국을 뒤흔든 폭로’ ‘14부 전두환이 죽인 사람들’ 등. 지나치기 쉬운 사연들이 눈 밝은 저자를 만나 매력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역사라는 큰 물줄기를 만들어낸 개인사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술술 읽힌다.



두 도시 이야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팀 지음, 중앙북스 펴냄

“시큼하지 않고 상큼한 ‘쩡한’ 평양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평양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냉면이 아니라 김치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김치의 맛이었는데 김치를 놓을 때도 하나의 요리처럼 가지런히 담아 내놓았다. 그 김치를 먹고 난
뒤에 평양의 모든 음식이 궁금해졌다. 식자재가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적의 음식을 내놓으려는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평양 김치 맛의
비결은 김치움(땅속에 김치를 보관하는 통)이었다. 김치움 덕분에 다 먹을 때까지 배추가 포동포동하고 아삭아삭 씹히면서 익을수록 맛이 났다. 시큼하지 않고 상큼한 맛, 북한에서는 이렇게 맛있게 익은 김치를 표현할 때 ‘쩡하다’는 표현을 쓴다. 프로그램 제작기를 통해 평양 김치 이야기를 비롯해
현대 북한의 모습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민화의 맛
박영택 지음, 아트북스 펴냄

“얼핏 봐도, 자세히 봐도 무지하게 못 그린 그림 같은데 볼수록 은근한 매력이 감돈다.”


민화는 현대에 끝없이 재평가되고 있는 전통 회화다. 하지만 그동안 민화는 정통 회화로서 평가받지 못하고 상징성이니 한국적 미감이니 하는 일종의 우회로를 통해 가치를 평가받았다. 저자는 민화의 회화성에 주목하고 미술평론가로서 순수하게 조형적인 차원에서 민화를 보고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민화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고대 중국의 사상가와 서화론가의 담론을 끌어들인다. 서진 시대 사상가 곽상이 말한 ‘하늘과
짝할 수 있는 아름다움’ 곧 소박미와 당나라의 서화론가 장언원이 말한 ‘자연격’을
갖춘 그림이라는 것이다. 규범이나 틀을 의식하거나 구애받지 않고 타고난 성품과 솜씨의 결실은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보아도 뛰어난 회화라고 말한다.



여자들의 섹스북
한채윤 지음, 이매진 펴냄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몸에만 집중하는 섹스북이 한 권쯤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알고 싶었다. 터놓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문자 그대로 ‘섹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가 깊어지면 나누고 싶어진다. 안전하고 건강한 성생활이야말로 인권운동이라고 생각했다. 2000년 1월 나온 국내 최초 레즈비언 섹스 가이드북 <한채윤의 섹스 말하기>는 서점에서 팔 수 없어 전화로 주문받아 우편으로 배달하곤 했다. 2003년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절판했다.
‘전설’로 회자되던 책이 독자층을 레즈비언에서 모든 여성으로 넓혀 개정판 <여자들의 섹스북>으로 돌아왔다. 성적 지향 구분 없이, 언제 누구와 하든, 혹은 혼자 하든, 아니면 섹스를 즐기지 않더라도 알아야 할 몸에 관한 상식을 담았다. 경험에서 길어 올린 쉽고 유익한 실용서다.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로버트 파우저 지음, 혜화1117 펴냄

“한국과 미국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끄러운 나라’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다언어 구사자다. 모국어인 영어 외에 한국어· 일본어·독일어·스페인어· 프랑스어·중국어· 몽골어를 할 줄 한다. 라틴어, 중세 한국어, 에스페란토어까지 공부했다. 한때 ‘한국말 정말 잘하는 외국인’으로 유명했다. 이번 책도 한국어로 직접 썼다.
할 줄 아는 언어만큼은 아니지만 그는 꽤 여러 나라와 도시에서 살기도 했다. 서울·대전·도쿄· 구마모토·더블린·런던 등 많은 도시에서 머물며 여러 기록을 남겼다. 주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특히 1983년부터 살았던 한국에 대한 글이 눈에 띈다. 때로 이방인으로, 때로 원주민보다 더 그 지역에 ‘소다드(포르투갈어로 애수, 향수라는 뜻)’를 지닌 사람으로서 산책하듯 도시의 역사와 풍경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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