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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우리 사회 미래와 관계된 문제”

난민제도를 총괄하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진정한 난민을 보호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반대 여론에 대해서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연희·김영화 기자 webmaster@sisain.co.kr 2019년 06월 20일 목요일 제6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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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난민정책 주무부처이다. 난민 심사를 담당하고, 난민 관련 제도를 총괄한다. 2017년 9월부터 본부를 이끌고 있는 차규근 본부장은 국적·난민 문제 법률 전문가로 변호사 출신이다. 앞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개방직으로 모집한 법무부 국적·난민과장 자리에 지원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일했다. 6월5일 차 본부장을 만나 예멘 난민 문제와 한국 난민정책에 대해 물었다.
ⓒ시사IN 신선영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이민제도, 난민제도를 바라보는 관점은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적·난민과장으로 일했던 10년 전과 2019년 국내 난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013년 난민법이 제정되면서 난민과가 독립했지만 그전까지는 귀화 업무를 담당하는 국적과와 묶여 있었다. 법무부 국적·난민과장으로 근무하던 시기에는 국적 업무가 95%, 난민 업무는 5% 남짓이었다. 2007년에 누적 난민 신청자 수가 1000명을 넘어 보도자료를 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2018년 한 해 동안 약 1만6000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달마다 1000명 이상이 신청한 셈이다. 난민과가 본부에서 제일 나중에 생긴 막둥이 부서인데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제일 크다. 지난해 제주 예멘 난민 이슈 이후 더 그렇다.

예멘 난민 입국 이후 정부의 난민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난민은 인권의 문제이지만, 인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경 관리, 공공의 안전, 우리 사회의 미래와 관계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로 진정한 난민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수동적으로 보호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역량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난민 인정 이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 국민과 상생하고 기여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난민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현재 난민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지방 출입국·외국인청에 1차 신청을 하고 불인정 결정이 나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2차 심사는 법무부 난민위원회에서 한다. 거기서도 탈락하면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 심사 시에는 관계 기관과 공조해서 국내외 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아닌지 꼼꼼하게 검증한다. 예멘 난민들도 지문 채취까지 했다. 우려가 많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사건이나 사고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난민 출신국의 정황은 해외 공관을 통해 입수하기도 하고 레프월드(RefWorld)라는 유엔난민기구의 난민 종합정보 시스템도 이용한다. 소위 난민 선진국이나 인권 선진국은 국가 정황 조사만 하는 별도의 팀이 있다. 그런 국가들과도 협력해 정보를 얻는다.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은 29.8%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4.8%이다. 국제적인 수준에 비춰봤을 때 한국이 보호하는 난민 비율은 매우 적은 편이다.

누적 신청자 수가 아니라 심사 종결자를 기준으로 난민 인정률을 구하면 4.0%이다. 인도적 체류 허가자까지 포함해 보호율을 따지면 12.6%이다. 나라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인정률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한 예로 캐나다를 들 수 있다. 국적·난민과장으로 있을 때 캐나다에 출장을 갔는데, 캐나다 이민국의 난민정책을 설명하며 첫 화면에 띄운 문구가 ‘우리는 이민이 필요하다(We need immigration)’였다. 넓은 땅에 국가를 유지하고 운영하려면 계속해서 이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민제도, 난민제도를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다. 유엔난민기구 서울사무소도 우리에게 ‘난민 인정률이 낮으니 몇 퍼센트로 높여라’는 식으로 권고하지 않는다.

유엔난민기구 서울사무소가 권고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난민 심사제도와 절차를 보완하라는 내용이다. 통역 지원 등 심사 과정에서 난민 신청자가 제대로 호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난민 업무 심사관의 전문성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해서 유엔난민기구와 연계해 담당 직원 교육을 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2개월에 한 번씩 교육받고 올해부터 심사관들은 연 50시간 이상 의무교육을 들어야 한다. 지난해까지 난민 심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전국적으로 39명뿐이었다. 올해는 통역 5명을 포함, 91명으로 보강됐다. 지방 출입국·외국인청에 석사 학위 이상의 지역 전문가 10명이 포함돼 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인 난민 신청자 484명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2명뿐이다.


제주 예멘인들 대다수가 난민협약상 개별적 박해 사유 없이 ‘예멘의 현재 국가 정황’을 사유로 신청했기 때문에 난민법에 따라 인도적 체류 허가를 한 것이다. 1년마다 체류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미국도 예멘 정황을 고려하여 미국 내 예멘인 1250여 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 허가와 유사한 조치인 ‘임시 보호 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부여했다.

난민 인정이나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한 예멘인 대다수가 이의신청을 했는데 재심사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

이의신청은 개별적으로 심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제 결론이 나온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법무부에서 난민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나?


1차, 2차 심사에서 불인정되고 대법원 패소 판결이 났는데도 재신청을 하는 사례가 있다. 난민 심사를 받는 사이 출신 국가나 국내의 상황이 바뀌는 경우이다. 난민은 생명과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패소했더라도 이런 사정을 외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신청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중대 사정 변경 없이 체류 기간 연장 목적을 위해 재신청을 하는 사례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조만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한 해 난민 지원 예산은 어느 정도인가? 예멘 난민 생계비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많았다.

2018년 생계비 지원을 받은 이들은 모두 625명으로, 예멘인 중에서 생계비를 지원받은 사람은 20여 명이다.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지원하는데, 인도주의 측면 외에도 난민 신청자가 생계 곤란으로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여 우리의 안전을 확보하는 성격도 있다. 취약계층으로 선별되어도 최장 6개월까지만 지급이 가능하다. 평균 지급 기간을 보면 3.3개월이다. 올해 난민 예산은 29억원인데 그중 생계비 예산은 7억9000만원 정도다. 29억원은 통역 예산, 난민위원회 운영비, 의료비, 생계비 등이 모두 포함된 액수이다.

다문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다.


이질적인 문화권 출신을 만났을 때 경계심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외국인이 일정 퍼센트 이상 되면 반감이 나타난다. 반대 여론을 단순히 ‘이상하다, 비이성적이다’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 이주민 사이 갈등을 잘 관리하면서 오해를 바로잡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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