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김려령 지음창비 펴냄

몇 년 전부터 청소년 문학이 출판계의 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동시대 청소년의 고민과 일상을 담고, 그들이 관심을 둔 하위문화를 소재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품들이 호응을 얻는다. 출판계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독자층을 겨냥한 ‘영 어덜트(young adult)’라는 마케팅 용어가 나올 정도로.

최근 2년 동안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마해송문학상(〈기억을 가져온 아이〉), 창비청소년문학상(〈완득이〉)을 수상한 신예 작가 김려령씨가 그 선두주자로 꼽힌다. 〈완득이〉(창비 펴냄)는 출간 이후 약 20만 부가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에서만은 남에게 뒤지지 않는 주인공 만득이의 성장기에 또래 독자는 공감했다.

추천자들은 이 소설의 ‘캐릭터와 문체’에 주목했다. ‘만화의 캐릭터와 같은 주인공들과 톡 쏘는  듯한 대화체가 잠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임숙자) ‘이 작품의 대중적 성공의 팔할은 캐릭터와 문체의 힘.’(조은숙)

김려령씨가 쓴 어린이문학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문학동네어린이 펴냄)도 이번에 추천되었다. 뛰어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같은 작가의 화제작 〈완득이〉에 빛이 가렸던 동화이다.

〈열일곱 살의 털〉김해원 지음사계절 펴냄

김해원씨가 쓴 〈열일곱 살의 털〉(사계절 펴냄)은 ‘두발 자유를 다룬 청소년 소설로 머리털과 가위에 빗대어 교육과 사회의 문제를 꼬집는 알레고리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평이다(김지은). “이 책을 읽으며 30년 전 막바지로 치닫던 유신독재의 서슬보다 더 끔찍하게 느껴졌던 내 열일곱 살의 두발 규제가 떠올랐다”라는 동화작가 김중미씨의 말에는 여러 세대가 공감할 만한 청소년 문학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

〈박뛰엄이 노는 법〉김기정 지음, 허구 그림계수나무 펴냄

어린이 문학 〈박뛰엄이 노는 법〉(계수나무 펴냄)과 시(詩)그림책 〈쨍아〉(창비 펴냄)도 호평을 얻었다. 〈박뛰엄이 노는 법〉은 ‘노는 것에도 급수가 있으며 멋지게 잘 노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동화’로 ‘이야기꾼 김기정 작가의 입담이 살아 있어 흥겹다’ (조은숙). 〈쨍아〉는 식민지 시절 천정철이 발표했던 동시를 탁월하게 해석한 이광익의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시와 그림이 만났다는 점도 독특하다.  

이 밖에 〈꽃신〉(파랑새어린이) 〈나무를 만져 보세요〉(창비) 〈날마다 뽀끄땡스〉(문학과지성사)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고래이야기) 〈다산의 아버님께〉(보림) 〈들려요? 나이지리아〉(검둥소) 〈마녀 사냥〉(보림) 〈맛의 거리〉(문학동네어린이) 〈뻥쟁이 왕털이〉(사계절) 〈엄마 까투리〉(낮은산) 등이 거론되었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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