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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자부심 스마트시티 항저우

항저우가 최첨단 혁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현금·카드가 필요 없다. ‘도시 브레인’ 시스템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다. 블록체인 산업의 선두주자 자리도 노린다.

베이징·양광모 통신원 webmaster@sisain.co.kr 2019년 05월 09일 목요일 제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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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하늘에 천당이 있고, 땅에 항저우와 쑤저우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항저우가 하늘의 천당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라는 의미다. 2018년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상을 받으며 12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실제 항저우는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대표 관광도시다. 중국 남쪽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는 인구가 약 900만명이다. 옛 남송 시기에 수도였다. 역사와 문화가 공존한다. 중심에는 위대한 호수 ‘시후(西湖)’가 있다.

상업 네트워크도 활발하다. 중국 최대 상업도시인 상하이와의 접근성이 좋다. 고속철도를 타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항저우와 상하이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그뿐 아니라 중국 상인들의 집결지로 불리는 원저우(溫州)와 이우(義烏) 등과도 인접해 있다.

이런 항저우가 최근에는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스마트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이곳에서 첨단기술 경쟁의 장이 펼쳐진다. 2012년 정부의 스마트시티 건설 구상이 제기된 이후 강력한 지원 아래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IT 리서치 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과 중국 IT 기업 랑차오그룹이 발표한 ‘2018~ 2019년 중국 인공지능 발전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팅 능력이 가장 우수한 중국의 5대 도시 명단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다. 이제 항저우는 중국 스마트시티의 대표 선수가 되었다.

ⓒReuter
2017년 항저우는 알리바바의 알리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교통관리 체계인 ‘도시 브레인’ 시스템(위)을 도입했다.
항저우 혁신의 중심에는 알리바바가 있다.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본사가 이곳에 있다. 항저우 출신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항저우에는 마윈이 중심이 되어 2015년 설립한 후판(湖畔)대학이 있다. 일종의 창업 사관학교다. 혁신적인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강사진도 각계 최고 전문가로 꾸렸다. ‘마윈 키즈’를 꿈꾸는 이들이 창업의 꿈을 키우고 실현해간다.

항저우는 그 어느 도시보다도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즈푸바오)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 도시에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현금이나 카드 따위는 필요 없다. 심지어 버스·지하철 요금 등을 낼 때도 알리페이의 QR코드를 활용한다. 결제 부문에서 항저우는 다른 도시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가장 먼저 도입된 곳도 항저우의 KFC 매장이었다.

인력과 자본, 항저우로 몰려들어


항저우 정부는 2017년 알리바바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알리클라우드 기반의 도시 관리 시스템 ‘ET 도시 브레인’을 도입했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도시를 심층적으로 관리한다. 만약 항저우 어느 지역에 불이 나면, 항저우의 교통관제센터와 곧바로 연결해 소방차를 위한 최적 경로를 산정한다. 이어 모든 골목을 통과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 신호등을 자동 조절한다. 이 같은 시스템 도입으로 통행시간이 15.3% 줄었다.

항저우의 ‘도시 브레인’ 시스템은 스마트시티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로 각광받는다. IDC ‘2018 스마트시티 아시아태평양 어워드’에서 교통 부문 대상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시연구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는 항저우의 스마트시티 시스템을 배우려고 탐방까지 했다.

항저우는 블록체인 산업의 선두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블록체인은 항저우의 7대 미래산업 중 하나이다. 지난해 4월 항저우에 블록체인 산업단지가 정식으로 출범해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산업단지는 우수한 인재와 자본을 지원해 양질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유치한다. 블록체인 특허 순위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EPA
역사와 문화의 도시 항저우가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스마트시티가 되었다. 아래는 항저우 야경.
자연스럽게 인력과 자본도 항저우로 집중되고 있다. 반관영 매체 <중국신문망>은 항저우시가 발표한 ‘신규 영세기업 활력 보고서’를 인용해 2015~2017년 3년간 항저우에 신규 영세 기업이 20만 곳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첨단기술과 문화 업종 등에서 신규 기업들이 보편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정부도 적극적인 정책으로 활력을 뒷받침한다. 최근 항저우 정부는 인재 유치를 위한 정착 요건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전문대 졸업자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항저우에서 전일제로 일하고 사회보험을 납부하면 외부 호적을 가진 인구라 해도 곧바로 항저우에 정착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은 호구제도가 있어서 외부인이 대도시에 정착하려면 해당 도시의 규정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모든 인민이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다른 도시의 호적을 쉽게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제공하는 사회보장 서비스도 다르다.

항저우 정부는 2020년까지 국가 첨단기술 기업을 6000개로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성(省)급 중점기업 연구개발센터, 국가프로젝트 연구센터 등 R&D 기관을 연간 200곳 이상 늘려 혁신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분야도 전자정보, 바이오, 항공우주, 신에너지 등 다양하다.

지난 4월4일 저장성 정부는 531.7㎢의 면적에 항저우 다장둥(大江東) 산업클러스터와 항저우 경제기술개발구를 포함하는 항저우첸탕신구(杭州錢塘新區) 설립을 비준했다. 이 지역을 저장성의 모범적인 개혁·개방 플랫폼으로 완성해 항저우만(灣) 디지털 경제·고급제조 융합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첨단 고속도로 인프라 사업도 진행 중이다. 2022년까지 항저우와 닝보를 잇는 161㎞ 구간에 6차선 ‘태양광 고속도로’를 설치한다. 운행 중에 자동으로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고,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기능도 갖출 전망이다. 처쥔 저장성위원회 서기는 “이 신구는 항저우의 첸탕강을 중심으로 한 장강삼각주 통합발전의 최전선이자 주변 도시의 통합을 추진하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엔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500개 이상 스마트시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항저우는 ‘대륙의 대표 스마트시티’로서 다른 도시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2016년 중국 최초로 G20 정상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2020년까지 ‘아태지역 문화 허브 구축’이라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나아가 2022년에는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역사·문화·기술이 융합되고 있는 항저우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중국인들의 자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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