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최고의 문제작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올해에도 〈괴물의 탄생〉(개마고원)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총 4권으로 구성된 ‘한국경제 대안 시리즈’의 결론이자 현 위기의 대안을 모색한 이 책에 대해 이동철 용인대 교수는 “자신의 머리로 한국 사회를 분석하는, 우리 사회(과학)에서 보기 드문 미덕의 대표 사례다”라고 평가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봉석씨는 “소장 경제학자의 담대하고 통렬한 한국 사회 비판이다”라며 문제 제기의 ‘도발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명박 정부 들어 새삼 주요 화두로 떠오른 ‘인권’에 관한 깊은 사색을 담은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의 〈인권의 풍경〉(교양인) 역시 ‘자신의 머리’로 ‘지금 여기’를 분석한 책에 속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통용된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는 협소한 인권 개념을 폐기하고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것에 맞서는 저항’으로 외연을 과감히 확장하자고 제안한다.

구춘권 영남대 교수는 “훌륭한 책은 어려운 단어와 현학적인 논리의 집합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귀감이 될 만한 저술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번역서 가운데는 〈무지한 스승〉(자크 랑시에르 지음·궁리 펴냄) 〈The Left 1848-2000〉(제프 일리 지음·뿌리와이파리 펴냄) 〈천황과 도쿄대〉(다치바나 다카시 지음·청어람미디어 펴냄) 〈화폐전쟁〉(쑹훙빙 지음·랜덤하우스 펴냄) 이 좋은 책으로 꼽혔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프랑스 철학자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명쾌한 비판과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획기적인 책임과 동시에, 그의 책 중 일반 독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라며 관심 있는 이들의 일독을 권했다.
다수의 추천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 밖에 눈길을 끈 책으로는 〈역사-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남경태 지음·들녘 펴냄) 〈조국 근대화를 유람하기〉(김한상 지음·한국영상자료원) 〈동무론〉(김영민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밖에서 본 한국사〉(김기협 지음·돌베개 펴냄) 〈엠마 골드만 평전〉(캔데이스 포크 지음·한얼미디어 펴냄〉 〈국가와 일상-박정희 시대〉(공제욱 지음·한울 펴냄) 〈대중지성의 시대〉(천정환 지음·푸른역사 펴냄) 〈고삐 풀린 자본주의-1980년 이후〉(앤드루 글린 지음·필맥 펴냄) 등이 있다.

북매거진 텍스트 조은영 편집장은 “아나키스트 혁명가로 살면서 뜨거운 연애에 시달렸던 엠마 골드만의 초상이 담겨 있다. 매력적인 신념이 매력적인 삶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실패와 모순을 어떻게 관통하는가, 그게 문제다”라고 〈엠마 골드만 평전〉을 읽은 소감을 밝혔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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