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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캐리돌] 옥주현 음악 행로 20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webmaster@sisain.co.kr 2019년 04월 26일 금요일 제6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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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양한모
2018년은 옥주현의 데뷔 20주년, 그리고 뮤지컬 배우 데뷔 10주년이었다. 20년의 전반 10년을 최고 인기 걸그룹 핑클의 멤버로 살았고, 또 후반 그만큼의 시간을 새로운 자리에서 열정적으로 살았다. 지금은 대극장을 매진시키는 티켓파워로 유명하다. 큰 키로 무대를 누비며 압도적인 성량으로 홀을 채우는 그는 대극에 특히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는다. 단독으로 콘서트를 열 수 있을 만큼 인기가 있는, 몇 안 되는 여성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의 자리에 결코 쉬이 오르지 않았다. 늘 유명했지만, 그 명성이 곧 고이 사랑받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처음 핑클로 데뷔했을 때부터 그랬다. 핑클은 1집이 크게 히트하며 금세 ‘가요계의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으나, 사람들은 170㎝가 넘는 큰 키에 신인이라고 볼 수 없는 가창력의 소유자였던 옥주현을 귀엽다고 여기지 않았고, 아이돌답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조롱하기도 했다. ‘핑클빵’ 스티커 중 그의 사진 스티커가 제일 인기가 없다는 말이 유머인 양 돌아다녔다. 어찌 보면 전국적인 이지메였다.

그는 그런 대우에 주눅 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노래를 더욱 잘했고 무대 매너는 더욱 능숙해졌다. 그는 ‘귀여워 보이기 위해 잘하는 것을 못하는 척’할 줄 모르는 이였다. 할 말을 또박또박 다 하는 것 역시 그의 캐릭터 중 하나였다. 팀의 리더였던 이효리는 후에 그의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 등을 들며 “그 시절 실질적인 핑클의 리더는 옥주현이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이상하게도 안티를 더 불러 모았다. 엠넷 <슈퍼스타K 2>에서 소수 의견을 내놓으며 냉철한 심사평을 할 때는 ‘선배가 옆에 있는데 지나치게 건방지다’는 댓글을 받아야 했다. 한창 뜨거운 인기를 모으던 MBC의 <나는 가수다>에 투입됐을 때는 아이돌 출신이 감히 ‘성스러운 경연’을 넘본다는 듯 냉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출연했던 다른 가수와 고성이 오갔다는 낭설까지 퍼졌다. 아이돌 시절에는 아이돌답지 않다며 지적을 받았지만, 정작 가수로서 서는 자리에는 아이돌 출신이라 자격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첫 등장 무대를 1위로 장식했고, 이후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경연에 음악적인 다채로움을 더했다.

그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팬들과 함께하는 콘서트로 기념했다. 이 공연에서 옥주현은 유명 뮤지컬의 남성 캐릭터 넘버(곡)를 불러내는 등 새로운 도전을 선보였다. 1990년대 후반에 데뷔한 1세대 여성 아이돌이 개인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세트리스트를 채운 최근 10년의 커리어가 아직도 새로움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자기 출연료를 장래성 있는 후배나 앙상블 배우들의 레슨비로 나누기도 한다는 그는 이제 동료들을 밀어주고 끌어주며 미래를 준비하는 위치에까지 왔다. 그를 끌어내리려 한 말들은 그의 앞에서 몹시도 초라하다. 데뷔 30년 때의 옥주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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