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장기간 준비해야 한다. 교장이 되려면 먼저 교감이 되어야 하므로 교감 연수 대상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연수 대상자 순위는 경력평정, 근무평정, 연수평정 그리고 가산점을 합산해서 줄을 세운다. 가산점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중년 평교사들이 느끼는 두 가지 공포
교장은 학교 교육 활동의 총괄자이며 책임자이고,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존재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의 행위 동기가 상당 부분 공포심에 기인한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무척 충격을 받았다. 이 공포심을 특히나 남자 교사들이 강박적으로 확대재생산하며 공고히 하는 과정을 지켜봐왔고, 그 결과 부끄럽게도 나는 지금 벽지학교에 있다. 올해가 4년차 근무이기에 내년에는 학교를 옮겨야 한다. 점수를 채웠으니(우리 학교 등급에서 벽지 점수 만점을 받으려면 총 12년이 필요하다) 신나고 뿌듯해야 하는데, 어째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현행 승진제도에도 순기능은 많다. 연구 점수를 따기 위해 현장 연구대회에 나가고, 대학원에 다니고, 방학에 연수를 듣는 교사가 있다. 과도한 업무와 책임으로 누구나 꺼리는 학교 폭력 담당자 같은 역할을 기꺼이 맡는 교사가 있다. 전국 방방곡곡 두메산골과 섬 학교 근무를 자원하는 교사가 있다.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는 교장이 되기 위한 사람의 교육 역량과 전문성, 리더십을 제대로 검증해주지 못한다. 열심히 모은 점수가 성실함을 증명하고 궂은일을 감수했다는 증거는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보상으로 교감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교육 혁신과 학교 교육력 강화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의문스럽다.
내가 탄광촌에 근무한다고 해서 교장·교감의 소임을 더 잘할 수 있나? 나중에 경력이 쌓여 교무부장이라도 할라치면 근무평정 1등 ‘수’를 받기 위해 교장이 비합리적인 지시를 내려도 침묵을 지키지 않을까? 교감이 된다 한들 바뀌나? 교감 근평권(근무평가 권한)을 교장이 가졌는데 소신껏 눈치 안 보고 일할 수 있을까? 가산점을 따려고 벽지에서 4년이나 근무하고 있으면서도 승진의 모순을 두고 자아분열이 끊이지 않는다.
-
아이에게 아직 친구가 없다면
아이에게 아직 친구가 없다면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새봄, 학부모 처지에서는 어떤 교사를 만날까 궁금하지만 아이들은 머리가 굵어갈수록 ‘선생님은 어차피 선생님. 거기서 거기’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한 내 아이를...
-
전교생이 세운 ‘존중의 약속’
전교생이 세운 ‘존중의 약속’
차성준 (남양주다산중학교 교사)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새로운 지역의 중학교로 전입을 왔다. 새 학기를 시작하기 전 교직원이 모여 연수를 진행했다. 올해 모든 학급에서 ‘존중의 약속’을 세우자는 의견이 나왔...
-
‘담임에게만 들려주는 이야기’
‘담임에게만 들려주는 이야기’
이윤승 (서울 이화미디어고 교사)
사립학교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문득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이 상황에서 불편한 것은 내가 이상해서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학교에서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학생인권...
-
수강신청 대란은 왜 일어나는가?
수강신청 대란은 왜 일어나는가?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매 학기 개강 직전이면 대학가는 ‘수강신청 대란’에 휩쓸린다. 강좌마다 인원수가 고정되어 있기에, 원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수강신청 프로그램 서버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클릭 대기...
-
“요번에 성과급 뭐 받았어요?”
“요번에 성과급 뭐 받았어요?”
이준수 (삼척시 도계초등학교 교사)
“요번에 뭐 받았어요?” 지난해 같은 학년에 근무한 선생님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A 받았어. 선생님은?” 답변을 듣고 고개를 떨구었다. 선생님의 성과급은 B였다. 한 학년에 ...
-
아이들 싸움에 경찰서 가자고요?
아이들 싸움에 경찰서 가자고요?
이준수 (삼척시 도계초등학교 교사)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일이 잦아졌다. 예년보다 학부모, 학생 연락 빈도가 대폭 늘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6학년들의 담임교사로 살아가려면 문자 한 줄, 전화 한 통도 놓칠 수 없었...
-
진짜 ‘도농 격차’가 뭔지 아세요?
진짜 ‘도농 격차’가 뭔지 아세요?
이준수 (삼척시 도계초등학교 교사)
강원도 벽지 초등학교로 전근 왔을 때 가장 놀란 건 아이들이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놀 공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시골에도 학원은 있다. 학습지 선생님이 가정을 방문하고,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