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저의 100시간’ 생중계가 시작된 3월9일 오전 10시2분, 〈시사IN〉 유튜브(youtube.com/sisaineditor) 시청자는 6명이었다. 주말 사이 30~120명을 유지하던 시청자 수는 한때 800~1000명이 동시 접속하기도 했다. 평균 300여 명이 밤낮없이 생중계를 함께 지켜봤다. 유례없는 100시간 뻗치기 생중계 기록은 기자와 독자가 함께 썼다.

3월10일 새벽 1시를 시작으로 ‘슈퍼챗’(실시간 후원)이 도착했다. 원화는 물론 달러·유로·파운드화까지 화폐 단위가 다양했다. 생중계 초기 슈퍼챗으로 답지한 소액의 ‘따뜻한 커피 값’은 생중계를 마치는 날인 3월13일에는 ‘소고기 값’ ‘소주 값’ ‘쌈장 값’이라는 이름을 달고 왔다. 100시간, 6000분, 36만 초 동안 미세먼지·추위와 싸우며 고생한 기자들의 회식비를 대신 내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재은’ ‘가즈아 시사인’ 등 시청자들은 자발적으로 〈시사IN〉 정기구독과 후원 링크를 공유했다. 이 때문에 “〈시사IN〉 직원 아니냐”라는 장난기 섞인 의심을 받기도 했다.

 

 

 

유튜브 생중계 기간 내내 평균 300여 명이 밤낮없이 함께 지켜봤다.


4박5일간 끼니마다 식사는 물론 디저트와 야식까지 배달됐다. 시청자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논현동 사저 주차장 카메라 뒤 기자’ 앞으로 도시락·커피·햄버거·샌드위치·케이크·초밥·짜장면 등을 보내왔다. 주로 식사를 보내준 시청자 ‘실둥’님은 “방송을 함께 보는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좀 더 재밌게 지켜볼 수 있게 잡아두고 싶었다. 내가 잠들지 않는 한 기자들의 식사는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죽집을 운영하는 한 독자는 방송을 보다가 직접 쑨 죽을 오토바이에 싣고 사흘 내내 기자들을 만나러 왔다. 이 밖에도 핫팩 같은 각종 ‘구호물품’이 시청자와 함께 오기도 했다. 근처에 사는 주민부터 멀리 일산과 분당에서도 시청자들이 간식거리를 준비해 논현동을 찾았다.

‘먹방’을 요청한 시청자가 많았지만 사저 앞 도로가 좁아 안전 문제상 요청에 응할 수 없었다. 대신 카메라 뒤에서 먹는 소리가 방송을 탔다. 시청자들은 “거의 다 드셨나 보다. 이 소리는 플라스틱 그릇 바닥을 긁는 소리다”라며 기자들이 먹고 있는 음식을 추측하는 놀이를 이어가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생중계에 ‘논현동 ASMR(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으로 바람 부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을 제공)’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시청자 수가 빠지면 기자들이 힘들 수도 있다”라며 켜놓고 잔다는 분들도 많았다. 한 시청자는 “켜놓고 잤다가 아침에 차 지나가는 소리 덕분에 깰 수 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종료 18시간 전 기자들을 격려 방문한 ‘이제부터 구독자’님이 상장을 준비해왔다. 기자들의 이름과 ‘올해의 기자상’이라고 적힌 상장에는 “사저 앞 실황을 국민들께 소상히 보도하기 위해 굳건한 마음과 자세로 장장 100시간의 뻗치기를 훌륭히 수행하였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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