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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열정과 도전

고재열 기자 scoop@sisain.co.kr 2019년 03월 20일 수요일 제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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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메이저리그 프로야구팀 감독, 히말라야 원정대 대장, 그리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가장 리더십이 필요한 자리로 꼽는다. 그만큼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하고 판단해야 할 사안도 복잡하다는 의미다. 양승열 열정악단 단장(45)은 그 어려운 걸 해낸 사람이다. 지난해 열정악단을 창단해 첫 공연을 올린 그는 올해 1주년 공연을 성황리에 마쳐 오케스트라를 안착시켰다.

1999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것이 지휘의 시작이었다. 본격적인 프로 지휘자로 활동한 지 올해로 16년째다. 수원 태생인 그는 열정악단을 수원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를 넘어 횡단열차를 타고 유라시아를 누비는 오케스트라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열정악단이라는 이름도 한자 표기를 염두에 두고 정했다. 직접 오케스트라를 만든 이유에 대해 그는 “부모가 예쁘고 똑똑한 자녀를 갖고 싶어 하듯이 지휘자인 나도 예쁘고 똑똑한 오케스트라를 갖고 싶었다. 오케스트라는 내 분신이다”라고 설명했다.

열정악단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람은 바로 양 단장이다. 음악을 얘기할 때 그의 눈은 사랑스러운 연인을 바라볼 때처럼 초롱초롱하다. 이런 양 단장의 열정이 열정악단의 결성 비결이기도 하다. 객원 지휘자로 인기가 좋았던 그는 여기저기에서 부름을 자주 받았는데 함께 공연했던 연주자들이 “양승열과 함께라면 한번 오케스트라를 해보겠다”라며 동참해주었다.  
ⓒ양승렬 제공

양 단장은 2011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로 입상했다. 프랑스 칸오케스트라와 루마니아 국립방송교향악단, 프라임필하모닉, 수원시립교향악단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다.

지휘자로서 그는 ‘사운드 비주얼라이징’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휘를 할 때 그의 몸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음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의 몸은 클래식의 세계로 이끄는 좋은 표지판이다. 단순히 움직임이 격렬해서만은 아니다. 그가 부드럽게 움직일 때 오히려 음악과의 합일이 잘 느껴진다. 보통 지휘자들의 움직임이 격렬해지는 이유는 연습이 부족할 때 연주자들에게 신호를 분명하게 주기 위한 것인데 그의 움직임은 하나의 퍼포먼스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유려하다.  

열정악단은 베토벤 교향곡을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한다. 악단이 지향하는 음악에 대해 그는 “작품 초연 때의 감동과 충격을 주려 한다. 청중은 고도의 레코딩 기술이 만들어낸 모난 데 없이 깔끔한 소리를 원한다. 나는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도수 높은 수제 맥주와 같은 칼칼한 음악을 선사한다. 익숙하지 않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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