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제공김범석 쿠팡 대표(오른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
아마존은 물론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 혁신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 예측 기법, 즉 ‘데이터 사이언스’로 가능해졌다. 지금은 이베이코리아가 인수한 G마켓을 공동 창업한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는 물류 부문에서 기존 유통업체들과 IT 회사(쿠팡·마켓컬리 등) 간에 물류 부문을 둘러싼 쟁탈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승부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 “데이터를 잘 모아서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세계적으로는 아마존, 국내에서는 쿠팡·지마켓·마켓컬리처럼 역사가 짧은 IT 회사들이다. 기존 오프라인 회사들도 POS(판매시점 관리 시스템)로 찍은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지만, ‘기획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여서 구멍이 뻥뻥 뚫린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활용하려면, 아무 생각 없이 데이터를 모아서는 안 된다. 특정 문제(예컨대 예측)를 해결할 목적으로 잘 설계하고 기획해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활용 가능하다).”

그가 보기에 기존 유통업체와 ‘IT 회사’ 사이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인적 구성이다.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은 회사의 핵심 임원이나 ‘키 맨’이 매장 MD 출신이나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물류인’ 같은 사람이다. 아마존에서는 수학자, 개발자, 컴퓨터 사이언티스트가 중심이다. 기본적으로 수학이 필요하고, 데이터 흐름을 관리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라 보기 때문이다. 쿠팡 직원의 40%가 개발자라는 것은 회사의 성격을 정확히 대변해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가 이번에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를 쿠팡에 투자한 것도 쿠팡의 ‘데이터 기반 DNA’를 평가한 것이라 본다.”

마켓컬리의 ‘데이터 농장 팀’은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심리학·산업공학·통계학·경영학을 전공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무가 따로 있다기보다는, 팀 구성원 전체가 데이터 사이언스에 필요한 역량을 기초로 각 영역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한다. 이 밖에 개발팀에는 데이터 인프라 전문 개발자가 따로 있다. 마케팅, 운영, 전략팀 안에도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 존재한다. 직원 약 200명 가운데 데이터 분석을 맡은 인원은 20명 내외이다.

기자명 전혜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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