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4090314
이름:정용운(48)
주소:경기도 안산시

배송지가 가구 공장이었다.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조립하는 곳에서 받아보는 〈시사IN〉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2월14일 목요일 오후 5시30분, 정용운 독자는 이미 퇴근 후 저녁 식사 중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는 잔업 없는 ‘좋은 날’이었다. 매일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오후 4시30분에 퇴근하지만, 대체로 잔업을 2~3시간 정도 한다.

나무 자르는 기계를 맡은 그가 3년째 정기 구독하는 〈시사IN〉을 회사로 받기 시작한 계기가 있다. 휴식 시간에 동료들이 휴게실에서 무가지를 봤다. 동료들이 무언가를 본다면, 기왕이면 〈시사IN〉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배송지를 공장으로 했다. 시도가 성공적이었느냐고 묻자, 그는 “무가지는 안 보는데, 이젠 다들 휴대전화를 본다”라며 웃었다.

달콤한 휴식 시간에 짬을 내서 정씨가 가장 먼저 챙겨 읽는 지면은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만화’다. 그는 “사실 굽시니스트 때문에 정기 구독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정씨는 정작 모든 만화를 이해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가끔 갸우뚱할 때가 있지만,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 또한 재미라고 한다.

최근에 봤던 인상 깊은 기사로 설 합병호(제594·595호) 커버스토리 ‘우리가 몰랐던 세계’를 꼽았다. 정씨 또한 공장에서 베트남·러시아·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들과 함께 일한다.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 가보면 막상 안 그런데, 왜 다들 선입견 같은 게 있잖아요. 이를 잘 지적해줘서 재미나게 읽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안산 원곡동도 한번 가주세요(웃음).”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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