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지난해 12월30일 연말휴가를 얻어 서울살이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서울 구경에 나선 이현씨가 대림역 8번 출구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동포지원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이현씨는 ‘바른생활 사나이’다. 정해진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이씨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회사에서 일한다. 회사 인근 기숙사에 거주하지만 주말이면 가족과 친척을 만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상경한다. 아산 외곽 지역에 있는 회사에서 버스를 타고 1호선 온양온천역으로, 이곳에서 다시 신도림을 거쳐 대림동까지. 버스를 기다리고 환승하는 데에만 편도로 총 4시간이 걸리는 여정이다.

이씨의 고향은 중국 상하이다. 부모는 한국인이 상하이에 세운 회사에서 일했다. 이씨가 20대가 되면서 가족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부모는 한국인 사업가를 따라 미얀마로, 친척들은 서울 대림동과 대구에 터전을 잡고 함께 살았다. 그는 중국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적성에 맞지 않아 새로운 일과 언어를 배우려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나마 나머지 가족인 누나, 조카와 친척들이 모두 한국에 있으니까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어디에서 살 것인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뿌리를 내릴지 정하지 않았다. 다만 국경이라는 한계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살고 싶다. 한국어도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지만 조금 더디더라도 진득이 공부하는 게 목표다.

ⓒ시사IN 신선영1월18일 이씨가 대림동 친척 집에서 미얀마에 있는 어머니와 영상 통화를 하는 모습.

 

기자명 글 김동인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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