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1100396
이름:박태수(51)
주소:전남 강진군

“고생이 많소, 5년 동안 〈시사IN〉 잘 읽고 있는디 요새 하도 살림이 팍팍해져서 얼마간이라도 쉬었다가 다시 볼라요.” 걸걸한 목소리의 주인공 박태수씨가 수화기 너머로 미안해했다. 구독을 중단해도 괜찮으니 ‘독자와의 수다’만은 진행하자고 했다.

고물상을 운영하는 박씨는 5년 전 파지 더미에서 〈시사IN〉을 처음 접했다. “책을 꺼내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세상에 이런 잡지도 있구나 싶어서 바로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기자들이 감옥에 갈 용기가 없고서는 이런 기사를 쓸 수 없다고 생각되어 응원하고 싶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박근혜 게이트, 친일파 문제, 가짜 독립유공자를 다룬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문정우의 활자의 영토’도 즐겨 읽는 코너다. 박씨는 그동안 〈시사IN〉을 두 번 읽은 뒤 자녀에게 건넸다고 한다. 두 자녀는 이제 대학생.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다.

고물상을 하기 전 박씨는 20여 년 동안 선박 엔진을 수리했다. 박씨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민 살림살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원 재활용 업계만 봐도 대형 제지회사는 12월 사상 최대 흑자를 남겼다고 자랑하지만, 폐지 주워 사는 할머니가 수없이 많은데 100원 하던 ㎏당 폐지 값이 지금은 30~40원 하니 밑바닥 인생은 어떻게 살란 말이요?”

박씨는 이런 때일수록 ‘분배의 정의’를 위한 〈시사IN〉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살림이 어려워 당분간 끊을라고 했는디 독자와의 수다까지 했으니 어디 구독을 끊겄소?”라고 웃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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