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살 수 있다고 치자. 그때 그 비극을 피해 갈 수 있을까? 글쎄, 두 번 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 아닐까. 인생의 길은 웨딩 로드가 아니다. 나만을 위해 깔려져 있지 않은 그 길 위에는 통제할 수 없는 방해물이 곳곳에 숨어 있다가 불시에 튀어나온다. 벌어질 일은 기어이 벌어지고 만다. 한 번 더 산다 해도 반복된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눈앞에서 비극의 파고가 몰려올 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선택지가 청기 아니면 백기, 예스 아니면 노밖에 없을 가능성. 이를테면 막다른 길에서 백기 들기. 생존을 위한 선택은 선택이 아니다. 선택지가 적은 사회만이 어떤 걸 선택할지 묻는다. 그 사회에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선택지가 있는 질문이 가능할 리 없다. 〈비바, 제인〉은 ‘선택지’의 기만을 재치 있게 비튼다. 그야말로 탁월하다. 올해의 소설로 〈비바, 제인〉을 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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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이 멈춘 후의 전쟁
총성이 멈춘 후의 전쟁
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 저자)
마쓰모토 세이초가 헤쳐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잭 런던이 떠오른다. 두 사람 모두 디킨스의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벌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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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기로에 서다
동네책방, 기로에 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2018년은 ‘책의 해’였다. 달마다 굵직한 세미나와 콘퍼런스 등이 열렸고, 전국 각지에서 각종 지원 사업이 진행되었다. 아, 책의 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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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선정, 이번엔 기쁘다
두 번째 선정, 이번엔 기쁘다
임지영 기자
김형보 어크로스 대표의 사무실 테이블에 조화와 생화가 각각 하나씩 올려져 있었다. 조화는 10년도 더 전, 후배에게 받은 선물이다. 살아 있는 식물은 죽일 게 뻔하니 조화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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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새로 나온 책]
우리 몸이 세계라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캣콜링 이소호 지음, 민음사 펴냄 “캔버스에 이미 찢어진 집을 그린다.” 캣콜링(cat-calling)은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희롱하는 행위를 뜻한다. 프랑스 의회는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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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화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나
면화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나
위민복 (외교관)
미국 남북전쟁 하면, 항상 남부의 면화(목화) 밭에서 면화를 수확하고 있는 흑인 노예를 떠올릴 때가 많다. 하필이면 왜 미국이고, 왜 면화인가? 게다가 흑인 차별은 이후에도 심했거...
- 굽시니스트 올해의 책 굽시니스트 올해의 책 by 굽시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