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 책이 출간되어 재미있게 읽고 있던 시기, 공교롭게도 검찰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현직 검사가 이를 세상에 알렸고, 뒤이어 ‘미투 운동’이 전개됐다. 직접적 연관이 없었지만 어쩐지 책 소개를 하기도 조심스러웠다. 검찰 조직의 숱한 문제를 다룬 뉴스가 터지는 게 하루이틀 된 일도 아니고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정권 교체기마다 줄줄이 범죄 혐의자로 수사를 받고, 정치에 눈멀고 권력을 탐하는 검사의 모습이 드라마 단골손님인 현실에서, ‘검사’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이미 국민의 마음에, 나의 마음속에 또렷해진 지 오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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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잃은 충동이 정치와 만나면
통제 잃은 충동이 정치와 만나면
김겨울 (유튜브 ‘겨울서점’ 운영자)
첫 챕터를 읽는 순간 예감했다. 올해 내가 읽은 책 중 몇 권을 꼽아야 한다면 반드시 들어갈 책이라는 것을. 마크 릴라의 〈분별없는 열정〉은 20세기 유럽의 걸출한 철학자들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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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너는 누구냐
GDP, 너는 누구냐
김공회 (경상대 교수)
“정책 입안자들은 지나치게 국내총생산(GDP)에 의존한 탓에 경기침체가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내는지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지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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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범죄소설의 멋진 성취
여성 범죄소설의 멋진 성취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
아름답고 가련한 ‘희생자’로만 주로 묘사되던 소녀들이 ‘살아 있는 존재’로서 전면에 부각되는 미스터리의 수가 크게 늘었다. 오래전 레이먼드 챈들러가 에세이 〈심플 아트 오브 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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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양반의 진면목
한양 양반의 진면목
김탁환 (소설가)
익숙한 대상은 자세히 기록하지 않는 법이다. 단어 몇 개만 적어두어도 나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익숙함이 세월과 함께 흘러간 뒤엔, 몇 개의 단어는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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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와 포퓰리스트 구분법
독재자와 포퓰리스트 구분법
박선민 (국회의원 보좌관)
처음 보좌관을 시작했을 때 국가안전기획부 차장을 역임한, 이른바 ‘공안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같은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었다. 나는 사회운동을 하다 진보 정당 보좌관으로 일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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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권 뒷면에는 망원경이 있다
1만원권 뒷면에는 망원경이 있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1만원권 지폐의 뒷면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뒷면 바탕에는 별 지도가 엷게 깔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이다. 잘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