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철갑 뒤집어쓴 채 불구덩이에 처박힌 내 기분을 너희들이 알아?
주인공이 초반에 고통받고 각 잘 재고 무릎 딱 바닥에 처박듯 만주군관학교 졸업하고 남로당 가입하고 체포되고 무기징역 살다가 다시 복귀해서 쿠데타 일으킨 것도 원래 청춘만화 빡세게 찍듯 계획대로 되어간 거지. 보라. 죽은 뒤에도 내 살과 뼈를 그리워하는 자들을. 넘어지고 쓰러져도 내 인생은 길고 내 영화도 길어. 원래 청춘만화의 핵심은 클리셰, 그래야 독자가 안심하는 법이지. 그 독자들을 위해 오늘도 나는 폭염에 철갑을 뒤집어쓴 채 불구덩이에 처박혀 있다. 이게 다 내 계획이다.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이현창
ⓒ이현창경상북도 새마을회관, 박정희기념도서관, 박정희 가옥 등에 전시된 박정희 관련 전시물.
ⓒ이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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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사진 이현창·글 이기호(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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