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버리고야 마는 일이 있다. 나는 일어나버린 일 앞에 일어선 사람을 본다. 죽음을 앞당기는 결정, 억지로 삶을 이어가는 순간들, 이미 늦어버린 수많은 일을 생각한다.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와 밑동의 스산함과 넓고 깊은 그늘 같은, 어쩔 수 없이 마음에 흔적을 남기고야 마는 것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너무’라는 말을 붙일 수 없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너무 살아 있는 생명, 너무 넉넉한 마음, 너무 집요한 용기 같은, 쓰러진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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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습지에 물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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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리해·글 이문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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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경관은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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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진 이명익 기자·글 김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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