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대추리와 성주군 소성리를 기억하는 사람도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는 알지 못한다. 선연리도 올여름 여섯 마을을 미군 기지로 내주었다. 대추리와 소성리처럼 울부짖지 않았기 때문일까? 선연리의 비극에는 다들 침묵했다.
미군 기지가 확장되면서 선연리 여섯 마을에서 547가구가 고향을 떠났다. 하제마을도 그중 하나다. 너무 오랫동안 들어와서 비행기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하제마을 어촌계장은 이제 잠을 못 자게 될까, 아니면 잘 자게 될까?
저문 강에 무기를 씻는 풍경을 우리는 언제쯤 보지 않게 될까. 하제마을의 마지막을 기록한 이재각 사진가는 “확장에는 멈춤이 없고, 소멸에는 책임이 없다”라는 문장을 수첩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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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떠난 자리
동료가 떠난 자리
사진 윤성희·글 전혜원 기자
3월31일 밤, 서울 이마트 구로점 24번 계산대에서 일하던 계산원 권 아무개씨(48)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지나던 고객이 심폐소생술을 했다. 10여 분 뒤 병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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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는 노동자, 땅에서 정의 외치다
하늘 나는 노동자, 땅에서 정의 외치다
사진 신선영·글 박민정(소설가)
촛불을 든 어나니머스(anonymous)…. 작자 불명의, 개성 없는, 이름을 모르는, 성격이 뚜렷하지 않은. ‘당당하면 가면을 벗으라’는 말은 얼마나 나이브하고 폭력적인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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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낼 수 없는 강제징용의 무거움
이겨낼 수 없는 강제징용의 무거움
사진 주용성·글 김숨(소설가)
사라진 시계, 사라진 창, 사라진 문… 사라진 거울 앞에 두 손과 발을 모으고 앉으면 되살아나는 공포, 수치심, 굶주린 얼굴들, 썩은 콩깻묵 냄새, 설사, 벌거벗은 등짝을 후려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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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4년
여기까지 4년
사진 신선영·글 신철규(시인)
하늘이 파란 5월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 듯 옅은 구름이 게으르게 흩어져 있다. 배는 침몰된 상황과 마찬가지로 왼쪽으로 누운 채로 인양되었다가 4년 만에 드디어 바로 서려고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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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위의 절실함 오체투지의 간절함
굴뚝 위의 절실함 오체투지의 간절함
사진 정택용 글 이창근(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기획실장)
달과 별이 방향을 잡는다. 지쳐 있는 등을 바람이 밀어 세워 하루를 버티게 한다. 폐까지 밀고 들어오는 연기는 더 큰 호흡의 중요함을 일깨우고, 절망을 비워낸 그 공간만큼 내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