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부터 세계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을 맺으며 ‘난민’에 대한 정의를 공유했지만, 우리에게 이 단어는 2018년 5월이 되어서야 실체가 되었다. 나는 알 수 없었다.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온 시리아 아이의 시신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사람들 속에 내전을 피해 제주로 온 예멘인들을 혐오와 공포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포함됐는지 아닌지를. 전 대통령 탄핵을 염원하던 사람들과 예멘인들을 추방하라는 사람들은 똑같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왔는데, 그들이 같은 사람들인지 아닌지도. 국가 코드가 찍힌 신분증이 있어도 정규직과 아파트를 갖지 못했다면 조금씩은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다행인지 아닌지도, 나는 진정 알 수 없었다….

 

ⓒ성남훈압둘라만 알자하피 씨(25)가 한글을 배우러 가는 길에 공부하고 있다.
ⓒ성남훈서른여섯 살 자카리아 압둘라 씨는 광어 양식장에서 일한다.
ⓒ성남훈아으메드 한타쉬 씨(21)가 다리를 다친 형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기자명 사진 성남훈·글 조해진(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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