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궁금해. 왜 나의 불행은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더 값이 나가는지. 왜 내 삶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힘이 든다”고 말하는지. 내가 그렇듯 모두에겐 힘든 순간들이 있겠지. 그리고 모두에게 그렇듯 내게도 좋은 순간이 있어. 내 장애는 그 자체로 불행이 아니고, 내 불행도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그럼 도대체 문제가 뭐냐고 묻고 싶겠지. 문제는 불행이 아니라 불평등이다. 우리 다 같은 인간이라 했잖아. 그런데 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나는 네가 한 번도 기어본 적 없는 바닥을 기어야 할까. 바닥에 기는 것은 나일까, 아니면 2018년의 인간 그 자체일까. 나는 늘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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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 포스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진 김현성·글 서늘한여름밤(만화가)
짜릿했다. 또래 여성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페미니스트와 서울시장이라는 당연하지만 낯선 단어 조합이. 신지예와 눈 마주친 사람들은 그 안에서 무언가 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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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떠난 자리에서
노회찬이 떠난 자리에서
사진 정병혁·글 이상원 기자
새벽 4시 ‘6411번’ 버스에 올랐다. 여느 통근 버스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낯익은 이들끼리 가벼운 농담이 오갔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강남의 한 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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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힘들었지? 고생 많았다”
“그동안 힘들었지? 고생 많았다”
사진 김석진·글 최은영(소설가)
수능을 보고 나온 청소년들이 이런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힘들었지?” “고생 많았어.” “괜찮아.” 어느 누구도 수능 점수로 비난받거나, 어른들이 정해놓은 룰에 의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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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혐오의 눈길이 난감한 사람들
공포와 혐오의 눈길이 난감한 사람들
사진 성남훈·글 조해진(소설가)
1951년부터 세계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을 맺으며 ‘난민’에 대한 정의를 공유했지만, 우리에게 이 단어는 2018년 5월이 되어서야 실체가 되었다. 나는 알 수 없었다.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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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웃음을 닮은 사랑
한없이 웃음을 닮은 사랑
사진 신선영·글 박상영(소설가)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회원 자격으로 대구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한 정은애씨(54)가 자신의 아이를 소개한다. “저희 아이는 트랜스젠더로 젠더퀴어, 바이젠더, 팬로맨틱, 에이섹슈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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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정장을 입는다
보수는 정장을 입는다
사진 박민석 신선영·글 임지영 기자
약속이나 한 듯 구두는 검은색이었다. 말끔히 차려입고 도착한 곳은 서울역 광장. 평창 올림픽이 아니라 ‘평양 올림픽’이 될 위기였다.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하자 인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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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친구’의 일자리 발명하다
발달장애 ‘친구’의 일자리 발명하다
장일호 기자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었다. 장애인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존재였다. 노순호씨(28)는 2014년 동아리 친구들과 창업을 준비하다 장애인 중에서도 발달장애인 고용률이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