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이산가족 방남·방북 상봉은 1985년부터 2018년까지 4024건.
만남이 부족하자, 대한적십자사는 남쪽 이산가족이 북쪽 가족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2만 편 넘게 제작했다.
함경남도 장진군이 고향인 유춘희씨(86).
ⓒ신선영황해도 옹진군이 고향인 신중현씨(91)의 영상 편지.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차림을 정제하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어제 헤어진 양 ‘그날’을 말하는 까닭이다.

자신의 생 안에 북쪽 가족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해도, 유춘희씨는 딸의 딸에게라도, 신중현씨는 아들의 아들에게라도 가닿을 수 있길 바라며 지난 삶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는다.
끝인사는 비슷하다. ‘그때가 마지막인 줄 모르고 짜증내서, 제대로 얼굴도 안 보고 나와서, 안아주지 못해서, 사랑한다 말 못해서 미안해.’
70년 가까이 피붙이를 보지 못한 이산가족은 남한에만 13만3000여 명.
이 가운데 2018년 11월까지 숨진 이가 5만6000여 명이다.

 

 

 

 

 

기자명 사진 신선영·글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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