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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기 위해 멈춰서 들여다보라”

‘직업을 창조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사IN> 드림 콘서트’가 올해로 7회를 맞았다. 꿈과 다양한 직업 세계를 주제로 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전국에서 청소년 90여 명이 참석했다.

윤원선 (출판·콘텐츠 사업단) webmaster@sisain.co.kr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제5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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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없으면 없는 대로, 비어 있는 채로 남겨두는 것도 배우는 과정입니다.” 강석일 소셜크루 대표의 말에 청소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11월5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2018 직업을 창조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사IN> 드림 콘서트’가 열렸다. 드림 콘서트는 <시사IN>의 사회 환원 행사로 꿈과 다양한 직업 세계를 주제로 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7회째를 맞는 올해는 전국에서 청소년 9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 개의 직업을 가진 남자’로 불리는 강석일 대표가 특별 게스트로 나섰다. 그는 토크콘서트 진행,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강 대표가 무대 위에 서기까지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판검사가 가장 대단한 직업이라는 아버지의 설득 때문에 마지못해 법학을 전공했다. 그는 사법시험에서 고배를 든 뒤 회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서른 살 때 사직서를 냈다. 당장 갈 곳이 없었다. 그때 강 대표는 깨달았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위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천천히 고민해보는 이른바 ‘빈칸’의 중요성이다. 강 대표는 “하고 싶은 게 없다면 그냥 없는 채로 잠시 둬도 괜찮다”라며 ‘빈칸의 시간’을 갖기를 권했다.

특별 게스트 강연이 끝나고 멘토 5명이 인생과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서동효 모티브하우스 대표는 스크린에 ‘재미’라는 단어를 띄웠다. 그는 장구 연주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려 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서 대표는 스스로 대학을 만들었다. 1년에 책 100권을 읽는 ‘독서대학’이다. 한 번뿐인 인생,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꿈 문화 기획자’라는 직업까지 만들어 모티브하우스 대표가 됐다. 생애 주기, 욕구 단계를 통해 직업 가치관과 인생 가치관을 찾아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꿈을 고민하기 전에 재미를 느끼는 일을 찾아라. 그러려면 기한을 정하고, 동료를 구하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이명익
‘열 개의 직업을 가진 남자’로 불리는 강석일 소셜크루 대표가 드림 콘서트 특별 게스트로 나섰다.

두 번째 멘토로 나선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분홍색 장난감 블록 모양 박스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용도 정리함이었다. 터치포굿은 쓰레기를 재활용해 가방·가구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회사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대를 해체해서 나온 폐목재 10t으로 탁상용 램프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전국의 고물상과 네트워크를 맺고 폐자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소재 중개소’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쓰레기도 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내가 무엇을 하는가가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끝없이 고민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저는 오늘 여기 놀러왔습니다.” 그다음 멘토로 무대에 오른 강기태 여행대학 대표가 크게 소리쳤다. 대학생 시절부터 강 대표의 가슴을 뛰게 하는 건 여행이었다. 준비 3년6개월 만에 2400만원짜리 트랙터를 협찬받은 강 대표는 고향인 경상남도 하동에서 출발해 강원도 화천, 전라남도 완도, 제주를 트랙터를 타고 일주했다. 2012년 터키, 2013년 중국, 2014년 브라질, 2015년 미얀마를 트랙터로 여행했다.

강 대표는 본인처럼 여행에 ‘미친’ 사람들을 모아 여행 계획 세우는 법, 여행작가 되는 법 등을 강의하는 여행대학을 만들었다. 그는 “인생은 내 마음대로 한번 요리해보라고 하늘이 주신 기회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미쳤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해보라”고 말했다.

네 번째 멘토인 김겨울씨는 조곤조곤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한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유튜브 채널에 익숙하다. 초기엔 “그래서 겨울씨 직업이 뭐예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그는 중학교 때는 댄스 동아리에서 춤을 췄고 고등학교 때는 시, 에세이, 소설 가릴 것 없이 글을 썼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기타를 사서 노래를 만들고 홍대 앞에서 공연을 하고 음반도 냈다. 훗날 김겨울씨는 자신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글과 음악, 영상을 만드는 일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다. 책을 주제로 한 채널이지만 독서법 소개, 문구류 리뷰, 친구 집 책장 구경하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약 8만명이라는 적지 않은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김겨울씨는 “내 삶의 목표는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다. 잠깐 멈춰서 나를 들여다보며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순간을 떠올려보자”라고 말했다.

마지막 멘토로 나선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는 휴대전화를 들고 객석에 앉은 청소년들 사진을 찍으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걸스로봇은 더 많은 여성이 이공계 분야에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소셜 벤처회사다. 주로 남성으로 구성된 이공계에서 여성들이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실제로 이공계, 특히 로봇 분야와 금속·기계 분야에서는 여성이 전체 연구자의 6%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공대를 졸업한 뒤 중앙 일간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직장에서도 나름 잘나갔지만 여전히 곳곳에 유리천장이 있었다. 같은 사람인데 남성보다 어딘가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에 괴로웠다. 퇴사 후 2015년 ‘누구나 공학자가 될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걸스로봇을 창업했다. 이 대표는 “이 세상에 이미 늦은 순간은 절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간절히 원하면 내 길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저질러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UCC 공모전 ‘나의 꿈 찾기’ 진행 중


이날 오후 이어진 멘토별 소그룹 만남 시간에는 편한 분위기에서 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가장 많은 청소년이 찾아간 멘토는 김겨울씨였다. 책 추천을 부탁하거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팁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른 멘토들도 오전에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11월10일과 11일에는 멘토들의 사업장에서 드림 콘서트에 참가한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1일 인턴십’ 프로그램이 이뤄졌다. 11월10일 서울 성동구 새활용플라자에서는 버려진 현수막으로 파우치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날 여행대학에서는 여행작가 되기 세미나를 진행했고, 김겨울씨는 유튜브 촬영·편집 등을 선보였다. 11월11일에는 서동효 대표가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인생 가치관 찾기 미션을 진행했다.

드림 콘서트 관련 UCC 공모전도 함께 진행한다. ‘나의 꿈 찾기’를 주제로 11월20일까지 청소년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드림 콘서트 홈페이지(dream. sisai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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