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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책으로 되살아난 대북 첩보 세계

정희상 기자 minju518@sisain.co.kr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제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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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당 지음, 이룸나무 펴냄
원 <시사저널> 시절인 1996년, 기자는 안기부(현 국정원) 특수공작원 신분이던 박채서씨를 만났다. 흑금성 공작의 주인공 박채서씨는 한국 첩보공작 사상 최초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대남 안보 라인을 뚫은 스파이다.

국정원 역사상 뛰어난 첩보원 실력을 자랑하던 박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간첩’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6년 형기를 꽉 채운 후 출소했다. 그는 옥중에서 특수공작원 활동을 빼곡히 정리했다. 대학 노트 4권 분량이었다. 출소 뒤 이를 김당 기자가 넘겨받아 재정리했다. 영화 <공작>의 바탕이 된 책이다.

박씨는 아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광고회사의 전무로 위장 취업해 대북 공작에 나섰다. 북한과 광고 사업을 통해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의 신임을 얻었고, 마침내 최종 목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했다. 책에는 대북 공작 이면의 추악한 세계도 가감 없이 담았다. 한국 주요 지도층 인사들이 미국 시민권에 눈이 어두워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포섭돼 첩보원 노릇을 하는 실상도 적나라하게 나온다.

이명박 정권 시기 남북관계 파탄 이야기도 흥미롭다. 박씨는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보인 무능한 대북정책을 폭로했다. 박씨는 이명박 정부 당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보려고 중국을 무대로 북한 고위층과 접촉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방해 공작으로 실패했고 이후 간첩 혐의로 구속되었다. <공작> 영화와 책으로 나온 뒤 기자를 만난 흑금성 박채서씨는 “실제 내가 세상에 공들여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2권에 들어 있는데 사람들은 북풍 공작(1권)에만 흥미를 기울이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스릴러 소설처럼 박진감 넘쳐 술술 읽힌다는 점 외에도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분단에서 비롯된 첩보 세계 이면을 재조명한 내용은 특수한 남북관계를 이해하는 데 충분한 길라잡이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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