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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좋고 아이도 좋을 때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2018년 10월 16일 화요일 제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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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 지음, 생각의힘 펴냄

기자 부부가 아이를 낳았다. 정확히는 여자 사람 기자인 저자가 출산을 했다. 육아휴직을 쓰고 모유 수유를 하다 보니 아이를 기르는 것까지 자연스레 엄마 몫이 되었다. 육아는 아이에게  ‘피 땀 눈물’을 쏟아내는 일이었다.

그러고 나서야 저자는 알게 된다. 육아 전 삶은 여성의 인생을 온전히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엄마로서 삶은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남녀가 평등하게 경쟁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학창 시절이나, ‘한국 남자’ 중 비교우위를 차지하는 남편과의 다툼 없던 결혼생활과 차원이 달랐다.

그럼에도 일도 좋고 아이도 좋았다. 둘째 아이도 낳았다. 문제는 여성이 아이를 기르며 일하는 생활을 욕심으로 여기는 사회였다. 이러한 현실과 온몸으로 부딪치며, 문제의 핵심은 노동시간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육아는 왜 엄마의 몫이어야 할까’ ‘가정생활을 빼앗긴 아빠는 과연 행복할까’ ‘워라밸에서 왜 워크(일)가 라이프(삶)보다 먼저 불릴까’ ‘워킹맘, 전업맘, 경단녀는 정말 다른 존재인가’라는 질문과 만났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육아와 가사노동을 놓고 남녀가 싸울 일이 아니다. 누가 집안일을 더 하고 육아를 담당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집에서 쉬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하는 문제다.” 진정한 삶의 진보는 일상의 재조직화이고, 그 중심에 노동시간 단축이 있다는 것이다.

육아를 도와주는 58년생 어머니와의 연대,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연민 등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모를 감정과 경험을 통해 저자의 세계는 더 넓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자주 화가 나는 저자의 상황에 함께 분노하기도 하고, 저자가 아이의 사랑스러움을 자랑하는 부분에서는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된다. 아이가 있건 없건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저자 ‘82년생 임아영’의 개인적 이야기가 그만큼 보편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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