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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앨 고어는?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2018년 09월 21일 금요일 제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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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PHOTO
전직 의원인 앨 고어는 환경운동가의 길을 걷고 있다.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을 기후변화 방지 운동에 뛰어들게 만든 건 연방 대법원이라고. 농담이지만, 절반은 사실이다. 연방 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결정으로 2000년 대선에서 패배한 고어는, 이후 환경운동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기후변화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를 돌며 1000회 이상 강연했고, 14만명의 활동가를 육성했다.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트럼프 대통령은 따뜻한 겨울만 오면 앨 고어의 노벨상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한국에는 왜 앨 고어 같은 정치인이 아직 나오지 않은 걸까. 정치권과 환경운동 관계자들은 딱 잘라 말한다. ‘개발 공약’이 빗발치는 선거판에서 ‘환경 의제’로 당선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김제남 전 의원(정의당)처럼 환경운동을 하다가 비례대표로 등원한 인물은 있지만, 이후 지역구 출마를 통해 국회의원 이력을 이어간 인물은 찾기 어렵다. 박수택 전 SBS 환경 전문기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고양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고배를 들었다.

‘탈핵에너지 전환 국회의원모임’을 이끌고 있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 정치’가 힘을 얻지 못하는 이유로 정부 관료들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예컨대 새만금 같은 공간에 대규모 태양광 시설을 건설하자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원전, 화력발전 등 ‘에너지 기득권’ 세력의 영향력에서 정부 관료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의심한다. 말만 무성하고 결과는 보이지 않으니, 유권자들은 환경 정치를 체감할 수 없다. 우 의원은 “올여름 폭염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하반기 국회에서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를 강력하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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