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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상대에게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

2018 <시사IN> 영화제, 여자끼리 보면 더 좋을 영화 세 편

김은남 ken@sisain.co.kr 2018년 09월 11일 화요일 제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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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사IN> 영화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영화제 상영작 리스트에는 여성독자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도 여러 편 들어 있습니다. <시사IN>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만났던 여성들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들이 그것인데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기사를 읽은 뒤 영화를 보게 되면 아무래도 그 영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이 보이겠죠?


 ■ <피의 연대기>-내 몸을 내가 이렇게까지 몰랐다니

 이 영화를 추천한 신선영 기자는 교환학생 시절 동네마트에 갔다가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생리대를 파는 곳에 탐폰만 놓여 있었기 때문이죠. 탐폰도 생경한 한국 여성들에게 어느 날 불현듯 다가온 이 영화. 아마도 제목은 한번쯤 들어보셨을텐데요.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엔 <피의 연대기> 개봉 당시 이 영화와 생리컵에 대한 기사를 썼던 장일호 기자, 그리고 홍에스더씨와 함께 GV(관객과의 대화)도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홍에스더씨가 누구냐고요? “건강하고 안전한 성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소셜벤쳐 ‘이브’의 디자이너. 월경컵 ‘n수생'으로 내 몸에 맞는 골든컵 찾는 법을 알려줄 예정”이라는 게 이분의 자기소개네요. 내 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은 분은 9월15일 오전 10시 상영 예정인 <피의 연대기> 예매를 서둘러 주세요.

피의 연대기



■<위로공단>-위로는 상대에게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결국 <위로공단>을 보러 간다는 건, 정말 위로가 필요한 그들에게 나의 95분을 기쁘게 선물하는 일이다.” 영화평론가 김세윤은 이렇게 말합니다(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4112). 한국 여성노동의 역사를 다룬 영화에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요? 그간 KTX 승무원들의 투쟁을 끈질기게 따라붙어 취재하고 기사로 썼던 전혜원 기자는 독자들에게 95분간 선물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권유합니다. 9월15일 18시 상영 예정.

위로공단



■<파란나비 효과>-술집 하고 다방 하는 것들이 어때서요?

 이 영화를 100자로 추천하기에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던 모양입니다. 사회팀 김연희 기자는 지난 2016년부터 경북 성주를 오가며 사드 배치에 저항하는 주민들의 싸움을 취재해 오고 있는데요(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334).김 기자가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전문 그대로 소개합니다. <파란나비 효과>는 9월16일 10시30분에 상영됩니다.

 

시사IN 영화제를 한다고 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파란나비 효과’를 골랐다. 2016년 7월 사드가 배치된다는 공식 발표 이후 10번 넘게 경북 성주를 다녀오고 기사를 썼다. 사드 기지가 들어선 소성리에 관심 모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애정하는 이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솜씨 좋게 뽑아낸 수작이 사회성 있는 소재를 다뤘다는 이유로 대중에게 외면당하는 건 언제나 안타까운 일이다. ‘파란나비 효과’는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2016년 여름,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성주의 투쟁을 기록했지만 나는 그 이상의 이야기를 본다. 사드 반대 투쟁이 굵은 날줄이라면 그 사이를 촘촘하게 채우는 씨줄은 여성들의 싸움이다. 보수색이 짙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고장 성주에서 '우리가 국가 권력을 이길 수 있겠나' 회의하는 이들을 밀쳐내고 엄마들이 뛰쳐나온다. “내 아이를 건드린다, 이건 못 참는다”는 거다.

 반대 투쟁을 시작한 계기는 전자파에 대한 공포였지만, 사드라는 무기 체계에 대해 깊숙이 알아가면서 엄마들은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성주뿐만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는 필요 없다는 것. 이러한 인식은 성주와 소성리 주민들이 오늘도 외치는 이 구호에 녹아 있다. “사드가고 평화오라!”

 '파란나비 효과’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은 투쟁이 동력을 상실하고 하향곡선을 그릴 때 펼쳐진다. 사드 부지가 성주 읍내에서 소위 제 3부지라고 불렸던 소성리로 변경된 이후 김항곤 성주 군수는 계속해서 사드에 반대하는 이들을 두고 “술집하고 다방하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이 소식이 전해진 날 밤,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배미영씨는 촛불집회 단상으로 사용되는 트럭에 올라가 이렇게 말한다. “술집하고 다방하는 분들이 어떻습니까. 뭐가 어때서요. 본인이 열심히 하는데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들 보다 훨씬 떳떳합니다.” 이어서 성주 군청 앞마당에 찻잔, 술잔을 모아서 설치한 피켓이 등장한다 “술 파는 내가 니한테 한 표 줬다.” “술 팔고 커피 팔아서 세금 냈더니 사드 오냐.”

 박문칠 감독님은 “성주를 거쳐간 사람들은 애틋한 마음으로 그곳을 바라본다”라고 썼다. 그건 비단 그 해 여름밤 성주를 달구었던 열망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그 이후의 사건들이 전개돼서 만은 아니다. 2016년 여름 나는 성주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꽤나 보았다. 그 기억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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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된 영화 세 편은 <시사IN> 영화제 홈페이지(http://sif.sisain.co.kr/)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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