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에서

‘모두가 혐오하는 인간’으로

잊혀져간 가수의 일생.

휘트니 휴스턴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70호에 실린 ‘김세윤의 비장의 무비’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2.

다큐멘터리 〈휘트니〉를 본 뒤 제일 먼저 떠올린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볼 때처럼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휘트니〉 역시, 너무나 슬픈 이야기를 너무도 멋진 만듦새로 만들어낸 덕분이다.

3.

감독은 케빈 맥도널드.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다룬 영화 〈라스트 킹〉(2006)을 연출한 적이 있다.

4.

배우 포리스트 휘터커가 36년 연기 생활 동안 받은 오스카상은 〈라스트 킹〉으로 받은 남우주연상이 유일하다.

5.

케빈 맥도널드는 극영화를 찍기 전 이미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는데, 레게의 전설 밥 말리를 다룬 작품 〈말리〉(2012)가 특히 돋보였다.

‘음악 다큐’를 잘 만들고 ‘전기 영화’로 받수받은 그가 ‘음악 전기 다큐멘터리’ 〈휘트니〉의 연출을 맡았다.

6.

휘트니 휴스턴의 전성기를 차근차근 되짚어가는 영화는, 수많은 미공개 영상으로 고단했던 백스테이지를 보여주는 일에도 공을 들인다.

특히 영화 〈보디가드〉 주제곡 ‘I Will Always Love You'를 부르는 두 번의 공연 장면에서 나는 아직 헤어나오지 못했다.

7.

넬슨 만델라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떠뜨린 휘트니가 잠시 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한복판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수천 수만명의 흑인 청중을 위로하는 그 장면!

그로부터 아주 많은 세월이 흐른 뒤의 어느 공연장.

마약으로 망가진 몸과 이혼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쥐어짜며 같은 노래를 부르는 장면.

그곳의 청중은 모두 그를 비웃고 있었지만, 나는 그 비웃음이 너무 서글퍼서 결국 울고 말았다.

8.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은 휘트니 휴스턴이 노래할 때.

가장 가슴 아픈 순간 역시 휘트니 휴스턴이 노래할 때.

9.

어떤 노래엔 미소짓다가 또 어떤 노래엔 눈물짓는다. 그에게 미안해서 울고 그의 노래가 고마워서 웃는다. 그러다 마침내 불 꺼진 극장에 남아 혼자 속삭이고 마는 것이다.

R.I.P. Whitney, I will always love you.

- 김세윤(영화애호가)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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