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자멜라는 말했다. “남편이 예멘을 떠나자고 했을 때, 두려움보다는 기쁨이 더 컸다.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안전한 삶과 미래이니까. 전쟁이 없는 제주도에 와서 마음이 놓인다. 한국에 감사하다.”
남편 카림은 말했다. “아기에게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원래는 내 아버지 이름을 따서 ‘갈랄(Galal)’로 지으려고 했는데 한국식으로 ‘갈로’라고 하면 어떨지 생각 중이다.”
갈로는 젊은 난민 부부의 희망이다. 갈로를 위해 내전 상태인 조국을 떠났고, 갈로를 위해 한국까지 왔다.
우리는 갈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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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놓인 숫자들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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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규 편집국장
‘2’ 잘못 본 줄 알았다. 자료를 다시 봐도 2명이 맞았다. 2003년 한국의 난민 실태를 취재할 때였다. 1992년 난민 협약에 가입한 한국이 그때까지 인정한 난민 숫자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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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와 아파크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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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해는 부지런하다.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이미 환한 바깥에 사미 씨(28)와 아파크 씨(26) 부부는 조바심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걱정으로 잠을 설친 터였다. 사미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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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해방 외치는 마르크스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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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상 기자
올해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는다. 세계 각국이 그를 소환하고 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7월19일부터 나흘 동안 노동자연대가 주최하는 ‘맑시즘 2018’ 포럼이 서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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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넘어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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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순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난민 반대 2차 집회가 7월14일 서울에서 열렸다. 난민 허용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에 70만명 넘게 서명했다. 반대 집회에 나온 이들의 현수막에는 “국민이 먼저다”라는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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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가 삼킨 라오스의 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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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아타푸 주 사남사이/ 글·사진 릉릿 꽁무앙(사진가·1OFO
“여기가 논이었어요.” 한 주민이 진흙탕으로 변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논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황폐한 땅에 휩쓸려온 나뭇가지가 가득했다. “여기 계단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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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예멘 사람들은 난민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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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 가장 비참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곳은 예멘이다. 그러나 그 참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멘의 비극을 보아달라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호소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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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포비아’ 부채질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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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
1988년, 미국 제41대 대통령 선거 얘기다. 민주당 마이클 듀커키스 후보의 지지율은 공화당 후보이자 당시 부통령이던 조지 허버트 부시(아버지 부시)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