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노무현 대통령의 정동영 지지로 문국현 후보가 고립되고 있다.
창조한국당(가칭) 문국현 예비후보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잘 모르고, 검증을 거친 분이 아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되면서다. 노 대통령이 사실상 정동영 지지를 선언하면서, 뭉게뭉게 퍼지던 노무현-문국현 연대설은 졸지에 거품이 되었다. 문 후보로서는 세 확산에 차질이 생겼다.

“노 대통령의 말씀은 저야말로 과거에서 자유로운 사람임을 입증해준 것이어서 고맙다.” 문 후보는 일단 통 크게 반응했다. 속내까지 그럴까. 문국현 대안론은 여권에서 한동안 유행처럼 떠다녔다. 하지만 바닥 정서가 정동영 후보 쪽으로 쏠리면서, 문 후보가 한계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생겨나고 있다. 지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다. 평소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던 문 후보가 최근 ‘야합적 단일화 반대’를 거론한 것도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더구나 창조한국당 창당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문 후보를 지지하던 의원들의 행보는 어정쩡해졌다. 문 후보 캠프의 본부장 구실을 하던 이계안 의원이 김영춘 의원(무소속)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자문 그룹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한때 문 후보 띄우기 일선에 섰던 천정배 의원은 정동영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캠프의 한 인사는 “여권의 문국현 고립 작전이 본격화되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후보 스스로 고립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반론 또한 캠프 주변에서 나온다. 후발 주자임에도 원칙만 강조했지, 현실적인 정치력을 발휘한 게 없지 않느냐는 자성이다. 창조한국당의 창당 날짜는 11월4일. 군소 후보로 주저앉을지, 한 계단 도약할지, 판가름 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캠프 안팎의 무수한 눈들이 문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기자명 안철흥 기자 다른기사 보기 ah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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