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일파만파 논란을 불러왔다. 독일에서 외질과 귄도간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개헌을 통해 독재자의 길을 가고 있는 에르도안의 선전에 두 선수가 협력했다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6월24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맞춰 해외 거주 터키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거주 터키 유권자는 약 300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약 5900만명)의 5%가량이다. 해외 거주 유권자 300만명 가운데 120만명이 독일에 살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5월14일 외질과 귄도간이 에르도안의 의도를 몰랐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독일에 살면서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터키인들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에 살고 있는 터키인 중 60% 이상이 에르도안을 지지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계 독일인들이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터키인들에게 에르도안은 터키를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만든 최초의 정치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에르도안이 해외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의 민족 정체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또 이 방송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민자들의 사회통합 문제가 제기되지만 외질이나 귄도간이 독일 사회에 통합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문제는 통합보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민주주의 교육에 관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 사람이 두 개의 고향을 가질 수도 있다”
5월19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터키의 친정부 언론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는지 심도 깊게 다루었다. 〈슈피겔〉에 따르면 터키 일간지 〈사바(Sabah)〉는 “독일인들의 진짜 문제는 터키인 혐오”라며 사건을 ‘비틀어’ 보도했다. 〈사바〉는 “당신의 사회 통합이 사진 한 장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당신은 알아야 한다. 독일은 단 한 번도 당신의 고향인 적이 없다는 것을”이라는 선동적 내용을 담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외질과 귄도간은 5월19일 독일 대통령 슈타인마이어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외질은 “나는 독일에서 자랐고, 독일의 편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귄도간 또한 “독일이 나의 나라이며 나의 팀”이라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면담 후 페이스북에 자신이 독일 통일의 날 행사에서 했던 발언을 올렸다. “한 사람이 두 개의 고향을 가질 수도 있고, 새로운 고향을 발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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