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에 이르는 올레길 또한 기찻길을 넘나드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코스 전반부에서는 이 지역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사이도쇼 역 뒤쪽에 자리 잡은 산을 올라 표고 304m 지점 ‘야야마의 언덕’까지 이르는 데 50분가량이 걸린다. 대나무·삼나무·잡목이 교대로 나타나며 박력 있는 장관을 보여준다.
지쿠호·가와라 지역은 구리 산지로 유명했다. 사이도쇼라는 역 이름이 한자로 ‘채동소(採銅所)’인 이유도 그래서다. 오이타 현에 있는 우사 신궁의 동경(銅鏡)과 나라 지역 대불(大佛) 등이 이곳에서 난 구리로 주조됐다고 한다. 그러다 에도막부 말기 들어 석탄 채굴지로 변신했던 이 지역은 오늘날 시멘트 원료인 석회암 채굴지로 재변신한 상태다.
다시 기찻길을 따라 걷게 되는 코스 후반부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후반부 코스의 정점인 가와라 신사까지 아스팔트 길이 5㎞ 남짓 다소 지루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신사는 독특하게도 신라의 신을 모신다. 8세기께 신라에서 건너와 구리 제련 기술을 이 지역 사람들에게 전파했다는 ‘가라쿠니 오키나가 오히메 오메(辛國息長大姬大目)’가 그 대상이다.
아스팔트 길이 지루하다면 코스 중간에 있는 오래된 라면 가게나 양과자점에 들러 잠시 쉬어가도 된다. 기차역(JR 사이도쇼 역)에서 시작된 길은 기차역(JR 가와라 역)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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