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 가돗 주연의 DC코믹스 영화 〈원더우먼〉을 기억하시는지? 영화 속에서 우리들의 주인공은 시종일관 그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황금 팔찌로 적의 공격을 막고 마법의 검으로 맨손 전투를 치르는 막강 캐릭터이지만, 최초의 여성 히어로답게 공감 능력과 감성을 지녔다.
궁금해졌다. 어떻게 남성 캐릭터가 주류를 이루던 히어로계에 여성이 등장하게 되었을까? 지금까지도 단독 여성 히어로는 원더우먼이 거의 유일하지 않은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있었으니, 하버드 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질 르포어. 그는 원더우먼의 탄생 배경을 찾고자 하나씩 자료를 뒤지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파격적인 이면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꼈다. 급기야 한 권의 책을 쓰게 되고 이 책은 〈뉴욕타임스〉 전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게 된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교수답게 르포어의 글은 마치 한 권의 소설처럼 빨리 읽힌다. 원더우먼 원작자인 마스턴의 비밀스러운 기행, 그 가족을 둘러싼 비정상적 일대기, 남성 페미니스트가 창조한 여성 히어로의 첫 모습과 변천사 등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원더우먼은 왜 황금 팔찌를 끼게 되었는지? 왜 격렬히 싸울 때도 몸의 일부만을 가리는 노출 패션을 유지해야 했는지? 어쩌다 페미니즘 진영으로부터 때로는 이용되고 때로는 배척되었는지? 원더우먼의 탄생 스토리는 역사 속 수많은 여성들의 굴곡진 현실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1940년대에 원작자 마스턴이 꿈꾸던 대로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이 올까? ‘원더’하지 않더라도 ‘우먼’으로서, 아니 한 인간으로서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더 커질 것임은 명백하다. 지금 DC는 거의 유일한 성공작이었던 〈원더우먼〉 후속편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번엔 어떤 통쾌한 액션을 보여줄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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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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