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 사무실에 들어오니 의자 위에 〈시사IN〉이 배송되어 있더라고요. 휴가를 보내고 왔더니 책이 주인을 찾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기자들은 〈시사IN〉을 만들어 독자에게 보낼 때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 심정이겠지만, 저는 백년손님을 맞는 마음입니다.

모처럼 봄비도 내리고 방송에서 주진우 기자를 자주 볼 수 있어 〈시사IN〉이 홍보가 많이 되겠구나 내심 기뻤습니다. 〈시사IN〉 독자로서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혹시 제 이름을 기억하는지요? ‘거리 편집국’에서 고생할 때 ‘박수무당’으로 인사했던 원 〈시사저널〉 독자입니다. 가끔 사과 한 박스를 〈시사IN〉 편집국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 배송된 ‘편집국장의 편지’에서 2007년 2월 ‘경제권력 파수꾼’으로 원 〈시사저널〉 기자들이 한국기자상 공로상을 받았다는 글을 읽고 그해 그 뜨거웠던 여름, 거리 편집국 기자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독자가 줄고 있다는 편집국장의 글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2012년부터 2017년 8월까지 5년간 해외에서 지내느라 정기 구독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8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정기 구독을 신청하고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잔돈을 모아서 1년에 한 번 연말에 기부를 하려 했는데 편집국장의 편지를 읽고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제가 이름을 붙였는데 이른바 ‘1000 IN’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루 1000원씩 저금통에 저금한 뒤 6개월에 한 번 〈시사IN〉 정기 구독을 후원하는 계획입니다. 하루 1000원씩 6개월(180일)을 모으면 1년 정기구독료인 18만원이 됩니다. 1000명 정도 이 운동에 참여시켜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6개월간 저금한 18만원을 우선 보냅니다. ‘1000 IN 저금통’을 〈시사IN〉에서 만들어 동참하려는 독자에게 보내면 어떨까 제안도 드립니다. 활자 시대의 부활을 위한 작은 운동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1000명이 동참할 때까지 혼자서라도 이 캠페인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 읽을 맛이 나는 이런 매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시사IN〉도 각계각층 여러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잘 만들어주세요. 음식을 나누어 먹듯 〈시사IN〉도 이웃과 나눌 수 있기를. 근무시간에 잠깐 써 글씨가 엉망입니다.

2018년 3월5일, 비 오는 아침. 평택에서 열혈 독자 김인수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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