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처음 읽고 든 생각은 ‘이거 실화야?’였다. 아프리카 긴급 구호 현장은 강도와 테러 그리고 교통사고로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곳이었다. 실제로 저자와 동료들은 ‘Never stop, never die!(절대 멈추지 말고, 절대 죽지 말자)’라는 결연한 구호를 외치며 현장으로 떠나고 있었다.

원고를 읽는 내내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면서까지 이 일을 하는 걸까?

저자와 수많은 메일을 주고받으며 탈고한 최종 원고를 읽을 때쯤에서야 나는 긴급 구호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절절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살린다는 가망이 없어도 죽어가는 사람에게 달려가 ‘우리가 생명을 걸 만큼 당신 역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얘기에 전율이 일었다. 결국 생명 자체가 사랑이며 긴급 구호라는 건 그러한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일이었다. 이 세상에서 빠르게 사그라지고 있는 ‘사랑’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고, 이 지구상에서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순간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내가 느낀 이 감동을 전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이 책을 널리 알리지 못했다. 긴급 구호 얘기만큼이나 흥미로운 저자 개인사를 책에 넣었더라면 좀 더 관심을 받았을까? 취재를 요청한 방송사의 연락을 저자가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널리 알려졌을까? 그런 약간의 아쉬움도 남지만, 저자의 바람대로 긴급 구호에 초점을 맞춘 이런 기록이 많은 이들의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는 사랑의 실천 의지에 불을 지피리라 생각한다.

이용주 지음, 양철북 펴냄

말과 글을 접하면 접할수록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삶의 가치와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 이용주의 〈1퍼센트의 희망이라도〉를 권한다.

기자명 박선주 (양철북 편집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