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장외 논란이 뜨거웠다. 2월21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의 얀 블록하위선 선수는 “이 나라에서 개들을 더 잘 대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개고기 비판’으로 읽은 누리꾼들이 격하게 반발했다. “소와 돼지도 우리의 친구다”라는 이 분야 단골 멘트에 포털 사이트 공감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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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팀추월 종목의 논란은 이보다 훨씬 컸다. 2월19일 준준결승전에서 김보름·박지우 선수는 뒤처진 노선영 선수를 그대로 둔 채 전속력으로 달렸다. 노 선수는 지난 1월 “훈련 과정에서 메달권 선수들에 비해 심한 차별을 겪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선수들이 고의로 노선영 선수를 따돌렸다’고 비판했다. ‘김보름·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와대 온라인 국민청원에는 58만명 이상(2월23일 기준)이 동의했다. 두 선수를 감싼 선수는 집중포화를 맞았다. 장수지 선수(상주시청)는 SNS에 “지들이 시합 타든지 애꿎은 선수들한테 뭐라 하네” “경기장에서 선수들 집중도 못하게 소리나 지르고. 그게 응원인가? 방해 수준이다” “그렇게 할 말 많으면 선수들 얼굴 직접 보며 말해봐라”는 글을 올렸다. 압권은 “궁중심리가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였다. 장 선수가 SNS에 올린 음식 사진에는 “궁중음식인가 보네요. 맛나부러~~~^^” “궁중 스타일.. 럭셔리.. 메모”라는 댓글이 적혔다.

사실 ‘궁중심리’는 공주께서 몸을 의탁한 서울구치소에서 찾아야 한다. 이르면 다음 달 박근혜 피고인의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그런데 옥쇄를 무릅써야 마땅한 정광용 박사모 회장(사진)은 홀로 보석을 신청했다. 정씨는 과격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2월22일 보석 신문에서 정광용씨 측은 “협심증·심근경색·뇌경색이 구속 이후 더 심해져 구치소에 있는 게 너무 힘들다”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 그의 주군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가락 통증·무릎 관절염·허리 디스크 등 중상과 싸워온 사실을 떠올리면 눈살이 찌푸려질 만하다. 파천한 의왕 궁중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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