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은 우울증 수기집이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정신적 어려움을 글로나마 솔직하게 풀어낼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낸 책은 독립출판물로서는 이례적으로 4쇄를 찍었다. 독립출판물 제작자 김현경씨를 만났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여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어떤 일도 하지 않고 2∼3개월간 집에서만 지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러지 말라’며 걱정했지만, 나는 ‘이런 나를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울증 환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려움을 겪는지 주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하길 바랐다.

기성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기획하고 동료들을 모아 제작했다.

‘메이저’ 출판사에서 다룰 법한 책이 아니었다. 이들은 주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법’을 말한다. 우울증을 겪는 동안에는 극복할 마음은커녕 밥을 먹거나 일어날 의욕도 안 생긴다. 이런 상태를 ‘있는 그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하려면 독립출판물로 제작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모두 7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날’의 시작은 어떠했으며 ‘그날’의 기분과 생각은 어떠했는지 등을 되도록 가감 없이 실었다. 위로받을 수 있는 책과 영화, 기관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으려 노력했다. 다음 책은 ‘따돌림을 겪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만들 예정이다.

ⓒ시사IN 신선영독립출판물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기획한 김현경씨.

기자명 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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