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1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4차 공판

국선 변호인단이 기록 검토에 들어가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은 열리지 않고 있다. 최순실 피고인에 대한 재판은 계속된다. 이날 검찰 측 서증조사(증거를 법정에 보이며 확인함)를 진행했고, 이상화 전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검찰 진술조서다. 이하 조서 내용이다. “2015년 7월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독대한 뒤 회의를 했다. 이 부회장이 15분 동안 대통령한테 매서운 질책을 받았다. ‘삼성이 승마협회 맡고 나서 한 게 없다’ ‘전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누구와 상의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김종 전 차관과 상의하라고 했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증언에 따르면 이것은 정확히 최순실씨가 대한승마협회 관계자와 이야기한 내용이다. 승마협회 관계자들이 했던 이야기가 최순실씨를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말해 질책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핸드폰 출력물이다. 부인과 주고받은 문자다. 2015년 5월 말 박 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순방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이에 부인에게 ‘오늘 통(대통령)이 승마 관련해서 고맙다고 말할 거라고 하네요. 잘 지내요’라고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대한승마협회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는 것이다.

최순실:제가 승마 관련해서 메모한 것 몇 가지만 얘기해도 되나. 결국 말 소유권이 정유라에게 있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제가 차를 남에게 빌려준다고 그 차가 남의 것이 되는 게 아니듯 말도 마찬가지다. 제가 말을 볼 줄 모른다. 특검은 제가 말을 샀다고 하는데 박원오가 같이 가서 샀다. 박원오가 안드레아스(정유라씨의 승마 코치)를 추천해서 말을 여러 마리 본 것이다. 과도한 지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 검찰이 논리가 없고 무식하다고 생각한다.

판사:그런 용어는 삼가달라.

최순실:(울먹이며) 주의하겠다. 제가 너무 피해를 받아서…. 저는 삼성이 계약을 할 것이라고 생각도 안 했기 때문에 유연이(정유라)를 데리고 가서 한 거지, 어떤 삼성 관계자도 만난 적 없다. 제가 말 소유권을 갖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그것도 밝혀야 할 것 같다. 박원오는 삼성과 따로 계약을 했음에도 처음부터 제 개인 카드를 전부 썼다. 그래서 저는 박원오의 증언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판사:차명 핸드폰으로 통화한 적 있나?

최순실: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랑 제 독일 폰으로 통화했다.

판사:당시 통화를 하긴 했나?

최순실:그런 적도 없다. 그런 것도 금시초문이다.

이상화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2016년 2월 말 최순실씨로부터 미얀마 대사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16년 3월3일 유재경을 추천했나?

이상화:그렇다.

검찰:2016년 3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이사장을 추천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나?

이상화:그렇다. 소개한 사실이 있다.

검찰:2016년 5월23일 유재경 당시 미얀마 대사, 고영태, 김인식 당시 코이카 이사장, 그리고 최순실씨와 식사했나?

이상화:그렇다.

검찰:당시 최순실씨가 김인식 이사장을 많이 도와달라며 코이카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으로 미얀마 양곤 인근 부지에 호텔, 백화점 등을 건축하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했나?

이상화
:그렇다.

검찰:증인은 피고인에게 공적 자금이 아닌 민간 자금으로 추진해야 하며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으나, 최순실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려고 했나?

이상화:그렇다.

검찰:2016년 7월 미얀마 상공부 장관이 한국에 왔을 때 최순실씨에게 깍듯하게 대했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다.

이상화:저도 상당히 의외였는데 외교관 대우를 해준 걸로 기억한다. 사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의 신분이 아니고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런 사람으로 대우해준 걸로 알고 있다.


이상화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
:증인은 최순실씨한테 미얀마에서 사업을 추진한 MITS 대표 인호섭씨가 민간 사업 경험도 없고 의욕만 앞섰다고 이야기했다는데 사실인가?

이상화:그렇다. 유재경 당시 미얀마 대사의 평가였다.

최순실 변호인
:최순실씨는 어떻게 반응했나?

이상화:처음에는 인씨를 경계하는 유 대사에 대해 굉장히 안 좋게 반응했다.

최순실 변호인
:인씨에 대해서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나?

이상화:인씨를 옹호했다. 상당히 신뢰했던 걸로 안다.

최순실 변호인:유 전 대사는 최순실씨가 인호섭씨에게 속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는데, 증인은 최순실씨가 고영태씨나 인호섭씨에게 이용당한다는 생각 안 들었나?

이상화:그건 제가 확인한 바 없는 상태라 말씀드릴 수 없다.

최순실 변호인:특검에서 증인도 최순실씨가 인 대표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이라고 진술했는데?

이상화:(한숨을 쉬며) 끌려다닌다기보다 (최씨가)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주도적이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 11월16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5차 공판

최순실씨가 이날 오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병으로 인한 심장 통증을 느껴 숨 쉬기가 힘들다’라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은 오후에 열렸다. 롯데그룹 뇌물 사건 관련 서증조사와 최순실씨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 결정을 위한 청문 절차가 진행됐다. 최씨는 이날도 흥분한 탓인지 진술이 논리적이지 않았다.

 

판사:피고인 최씨는 11월19일로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현재 국회 동행 거부 등으로 기소돼 있다. 먼저 검찰 측부터 의견 진술하라.

검찰:피고인은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이번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그 책임을 수사기관에 전가하고 있다. 증거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석방되면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 국회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 위반 범죄사실, 그리고 최초 공소장에 포함되지 않은, 현대차 등 직권남용 관련 개별 범죄 사실에 대해 구속영장 발부를 바란다.

최순실 변호인:며칠 있으면 최순실 피고인이 기소된 지 1년이 된다. 검찰은 여러 가지 죄목을 순차적으로 기소해 피고인이 이 법정, 저 법정 쫓아다니게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1차, 2차, 3차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게 과연 형사 사법 체계에서 허용될 수 있는 일인가? 피고인이 아무리 국정농단자라고 얘기하더라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조차 지키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변호인은 피고인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에 청원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판사:피고인! 직접 하고 싶은 얘기 있나?

ⓒ그림 우연식최순실씨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라는 생각이 안 든다.
인민재판이나 다름없고 검찰이 가혹하다”라며 울먹였다.

최순실:저는 1년의 구금을 통해 검찰이 비정상적으로, 계속 연속적으로 그걸 (구속을) 하면서, 제가 제일 억울하고 힘들었던 부분은, 제 죄를 탓하기 전에 인간적으로서 육십 평생 살아왔는데, 6개월간 가족 면담이나 일체의 외부 면담을 하지 못하고 어떻게 정당한 권리 주장을 할 수 있나? 검찰에서 감시를 해서 서신도 못한다. 가족이라고 딸 하나 있는데 그것도 안 된다. 이게 사회주의 대한민국 아닌가? 그리고 세 번씩이나 구치소를 옮겨가면서(잠시 울먹이며) 검찰이 하라는 대로 하고, 저는 아무와도 말을 못하고 독방에서 1년을 보냈다. 1평짜리 방밖에 안 된다. 저는 솔직히 재판도 받고 싶지 않다(목소리가 격앙되기도 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공동체라고 하는데, 대통령을 뒤에서 돕는 거 힘들다. 고영태씨가 의상실 CCTV를 언론에 까고 검사들에게 주겠다고 협박을 할 정도로,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돕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제 인생을 포기할 정도였는데(흥분해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님! 이건 정말 인권침해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라는 생각이 안 든다. 인민재판이랑 다르지 않다. 검찰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검찰이 너무나 가혹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몸도 너무나 아프다. 지병이 자꾸 악화되어 가지고(울먹이다).

기자명 신한슬 기자 다른기사 보기 hs5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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