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벳시 리드 〈디인터셉트〉 편집국장.
벳시 리드는 1998년부터 2014년까지 16년간 주간지 〈더네이션〉에서 편집자로 일했고, 마지막 8년간은 편집국장을 지냈다. 2015년 1월부터 〈디인터셉트〉에 편집국장으로 합류했다.


워낙 보안이 철저해 인터뷰를 거부할 줄 알았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디인터셉트〉의 한국인 직원(디자인팀 소속)이 “〈시사IN〉이라면 만나봐야 한다”라며 확신을 줬다.

〈디인터셉트〉에 온 지 이제 겨우 2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내가 부임할 때 회사는 아직 초창기였다. 많은 특종과 좋은 기사를 보도했지만 아직 확실한 〈디인터셉트〉만의 정체성이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모두가 우리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디인터셉트〉라는 이름을 들으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명확하게 안다. 우리가 하는 일, 우리의 접근 방식, 우리의 가치관 말이다.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

〈프로퍼블리카〉도 매우 흥미로운 탐사보도를 많이 한다. 그러나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뉴욕타임스〉 같은 대형 언론사들과 공동작업을 많이 한다. 문제에 대한 접근법도 비슷하다. 반면 우리는 좀 더 확실한 관점과 도덕적 사명감을 가지고 주제에 접근한다. 우리는 목소리가 크고 개성과 열정을 가진 기자들이다. 〈프로퍼블리카〉나 다른 언론사들은 좀 더 냉정하다. 그 방식을 존중한다. 이 점 때문에 흥미롭게도 우리는 라이벌이라 할 만한 회사가 없다. 우리와 똑같은 뉴스 조직은 하나도 없다.

지면 없이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언론사로서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기사를 읽고 싶게 만드는 웹사이트를 위해 노력한다. 디자인과 사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우리만의 독특한 느낌, 브랜드와 개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마침 오늘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동영상 하나를 제작하고 왔다. ‘골드만의 정부’라는 탐사보도 기사를 소개하는 동영상인데, 1만2000개 단어로 쓰인 내용을 단 30초 분량으로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에는 골드만삭스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다가, 정권을 잡자 같은 회사에 미국 경제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했다.

디지털 기술은 탐사보도에 도움이 되나?

나는 프린트 미디어(인쇄 매체) 출신이다. 그곳에서 디지털과 프린트 미디어 사이에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하다가, 디지털에만 초점을 맞추는 곳으로 오니까 구속에서 풀려난 느낌이다. 많은 언론사가 아직도 프린트 쪽에 모든 재능과 에너지를 쏟는다. 디지털 적응을 위한 새로운 부서를 만들지만 “그래, 디지털도 해야지” 정도다. 지금도 〈뉴욕타임스〉가 우리 기사를 인용하면서 〈디인터셉트〉를 ‘국가 안보 관련 웹사이트’라고 부를 때가 있다. 마치 우리가 작은 블로그인 것처럼(웃음). 인쇄물이 아니면 진짜가 아니라는 이런 태도는 점차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우리는 아직 새롭고 젊다. 지금껏 많은 독자의 신뢰와 존경을 얻었음에도 〈뉴욕타임스〉 같은 높은 인지도를 갖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첫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기자명 신한슬 기자 다른기사 보기 hs5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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