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자들 어때? 정말 다 위샤오광처럼 다정해?” 요즘 ‘우블리’가 화제는 화제인가 보다. SBS 〈동상이몽 시즌 2-너는 내 운명〉에 추자현·위샤오광(우효광) 부부가 출연하면서부터 이런 질문이 부쩍 늘었다. 

 

ⓒSBS 〈동상이몽〉 화면 갈무리배우 추자현과 결혼한 중국 배우 위샤오광(위)의 모습.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중국 남자는 다 요리를 잘하느냐”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1년을 살면서 한 달에 한 번 친구들 집에 놀러 갔는데,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친구 아버지가 요리를 해주셨다. 우연이라고 보긴 힘든 확률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냉장고에서 반찬 몇 개 꺼내고 전기밥솥 밥을 퍼주는 수준이 아니었다. 친구 아버지들은 모두 요리책 한 번 보지 않고 국을 끓이고 고기와 채소를 볶았다. 20대 초반 젊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기숙사 주방에서 요리는 항상 남학생들 몫이었다. 요리를 제일 잘하는 남학생이 주방을 장악하고, 실력이 떨어지는 친구들은 재료를 다듬거나 음식 쓰레기를 실시간으로 처리했다. 얼마 전 내가 SNS에 ‘위샤오광이 끓인 닭죽을 보니 너희랑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 생각난다. 중국 남자들은 어쩜 그렇게 요리를 다 잘하느냐’고 호들갑을 떨자 중국 여자 친구들이 싸늘하게 답변을 남겼다. ‘저 정도도 못하면 여자를 어떻게 사귀냐.’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추자현·위샤오광 부부가 ‘30대 신혼부부’란 사실이다. 중국 친구들에게 물으니 “연예인들은 평균보다 좀 늦게 결혼하는 편”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중국은 초혼 나이가 한국보다 비교적 어리다. 통계를 보니 20대 중반 즈음이라는데, 내가 느끼기에도 그렇다. 대학을 가지 않은 친구들은 20대 초반에 이미 부모가 되었고, 대학생 친구들은 연애를 하면서 항상 결혼을 염두에 두었다. 친구 부모들은 아직 대학생인 자녀에게 애인이 없으면 ‘결혼은 어찌 할 거냐’고 성화였다. 사회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친구들 눈에 ‘30대 초반 미혼 유학생’인 나는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그들은 ‘30대’란 나이와 ‘미혼’이란 단어의 조합을 어색해했다. 반대로 나는 ‘맞선’을 보는 ‘대학생’들에게 적응을 못했다. 중국에 살면서 비혼주의자 친구는 딱 한 명 만났을 뿐이다. 나중에 부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상처를 받을까 봐 겁이 난다나 뭐라나.

위샤오광이 온라인 쇼핑으로 맥주와 술잔을 잔뜩 산 모습도 화제였다. 중국인들의 음주 문화와 주량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말이 다르다. 1년을 살아보니 한국보다 편했다. 술이 오를 대로 올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취객을 거의 못 봤다. 친구들이 대학생이다 보니 술자리도 적었다. 동아리나 학생회 뒤풀이에 술이 없는 게 인상적이었다. 다만 작정하고 마시려 모인 회식 자리나 나이트클럽 분위기는 한국과 비슷했다. 술잔을 돌리지 않을 뿐…. 


“우블리만 못하면 여자를 어떻게 사귀니?”

‘이것만은 참 좋다’라고 할 만한 중국 남자의 특징이 아직 방송(〈동상이몽 시즌 2〉)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중국 남자들은 여성을 생리 기간에 배려해준다는 점이다. SNS에 미간을 찌푸린 셀카를 올리며 ‘나 오늘 생리하니까 건들지 마’란 글을 올리는 친구가 많지만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동아리 여행 계획을 짤 때도 여학생들은 ‘이 날짜는 피해서 정하자’며 본인들 생리 예상일을 앞다퉈 말했다. 내 첫 중국 생리대 쇼핑을 도와준 친구도 남자였다. 이 생리대는 흡수력이 어떻고, 이 브랜드는 소비자들 평이 어떻고…. “남자가 이걸 어떻게 다 아는 거야”라며 나는 마트에서 포복절도했지만 막상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런 것도 다 알아놔야 여자를 위할 수 있다고.

기자명 허은선 (캐리어를끄는소녀 대표)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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